의사소통 13

한국어 교육, 그리고 우리 -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 음…’. 이 가사를 읽는다면 동그란 초코과자와 함께 이미 노랫가락도 떠올리게 된다. 수십 년간 큰 인기를 지킨 비결이 그 초코과자의 특별함 때문인지,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 낸 ‘정’이라는 소재 덕분인지 한 가지로 단언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노래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저 바라보거나 마주보고 있으면 다 안다는 그 말은 진정 맞는 것일까? 단언컨대, 말하지 않는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의사소통에서 맥락에 주로 기대는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 사이의 ‘정’을 기반으로 교감한다. 때때로 ‘눈치에 따라 적절히 행동..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준말은 ‘덫’이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은 새말을 즐겨 쓴다. 참신한 새말은 유행어가 되기도 하지만, 특히 또래들과 동질성을 느끼려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면서 은어가 되기도 쉽다. 인류사를 통틀어 어느 때든 새로 생기는 말이 없었으랴. 사회와 문화가 바뀌면 새말은 생성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 사회는 새말로 인한 의사소통의 책임을 청소년의 언행과 연결 짓는 경향이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온라인상에는 ‘한 해의 신조어’가 발표된다. 새말은 한 해를 살아 낸 사람들이 어떤 생각에 공감했는지를 알려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가늠하게도 한다. 다 아는 바와 같이, 2020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 코로나19 사태이다. 지구촌 모든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