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영어 4

와이셔츠, 니스란 말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리가 평소 입고 다니는 ‘와이셔츠’라는 명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어 Y 자 모양이라서 그렇지 않겠냐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확신을 하고서 하는 대답이 아니다. 정답은 일본식 영어와 관련이 있다. 일본에서 영어 white shirt의 앞 글자 white를 ‘와이’로 읽어 ‘와이셔츠’라는 이름이 만들어졌고 이 말이 그대로 한국에 들어왔다. 아마 열에 아홉 명은 ‘와이셔츠’에 얽힌 이러한 곡절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나 어이가 없는 명칭이다. 우리가 마룻바닥 등에 광택을 내기 위해 칠하는 ‘니스’라는 명칭 역시 마찬가지다. varnish라는 영어의 앞과 뒤를 모두 떼어내고 중간 발음만 내서 ‘니스’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이다. 일본이 자기들 멋대로 만들어낸 일본식 영어다. 일본인들은 ..

일본과 '깐부' 맺은 영어 남용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깐부’라는 단어가 화제다. 깐부는 딱지치기, 구슬치기를 할 때 한 편이나 동지를 뜻하는 은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만난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일본어 ‘가부시키’(かぶしき·株式)의 ‘가부’가 변한 말일 가능성이 크다. ‘가부’는 과거 일본의 도매상인들 동업조합을 부르는 말이었고, 투자한 지분만큼 얻는 권리를 ‘가부시키’라고 칭했다. ‘가부’는 일종의 경제공동체를 뜻하는 말이다. 여러 지역에서 어릴 적 “가부 맺자”, “가부하자”, “가부 걸자”고 썼던 일본어가 세월이 흘러 ‘깐부’라는 말로 변해서 다시 등장했다는 얘기다. 말소리의 유사성으로 볼 때 설득력이 있다. 비탈을 뜻하는 고바이가 ‘코우바이(勾配·こうばい)’라는 일본..

범람하는 ‘챌린지’란 말, 그러나 ‘챌린지’는 틀린 ‘일본식 영어’

범람하는 ‘챌린지’란 말, 그러나 ‘챌린지’는 틀린 ‘일본식 영어’ - ‘일본식 영어 베끼기’를 그만둬야 할 이유 공공기관들의 부끄러운 ‘챌린지’ 홍보 우리 주변에서 ‘챌린지’라는 말을 최근 들어 부쩍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각종 행사에 ‘챌린지’란 말을 붙여 홍보에 나서고 있다. 창녕군은 오는 6일부터 30일까지 25일간 모바일 걷기 앱 워크온을 활용해 ‘책 읽는 창녕, 독서하는 군민’ 운동 활성화를 위한 걷기 챌린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2021년 9월 3일). 그림 1. 걷기 챌린지 홍보물 (출처: 창녕군청) 경기도의회 의장이 3일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인권보호와 안전보장을 촉구하는 ‘세이브 아프간 위민(Save Afghan Women)’ 챌린지에 동참했다(2021년 9월 6..

범람하는 일본식 영어, 공공기관과 언론의 책임이 막중하다

'일본식 영어’를 널리 ‘보급’하고 있는 사람들 최근 연합뉴스의 이른바 ‘기사형 광고’ 문제가 자못 큰 화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뉴스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과연 ‘니즈’란 영어가 꼭 필요했을까? 더구나 이 ‘니즈’란 말은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식 영어다. 저명한 어느 교수가 쓴 글이 “‘핀셋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려고 했으니 참으로 나이브하기 짝이 없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로 끝이 난다. ‘핀셋’도 ‘나이브’도 모두 일본식 영어다. 특히 글 결론부에 ‘나이브’란 말이 나오니 글 전체의 무게가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이다. 또 언론사 논설위원 출신의 칼럼에서는 ‘메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