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좋은 글 3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남의 떡은 언제나 더 크다

‘듣기 좋은 말’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칭찬하는 말도 공감의 말도 다 좋은 말이지만, 사실 듣기에 좋은 말이란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 보자. ‘듣기에 안 좋은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물음에는 답이 조금 떠오른다. 비난하는 말, 모략하는 말, 핑계와 불평의 말 등은 적어도 아름답지 않은 말들이다. ‘비교하는 말’도 단연 그중 하나이다. 비교가 없는 세상이 어디 있으랴. 대부분의 언어에 남과 비교하는 속담이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우선 우리말에는 ‘남의 떡이 더 크다’가 있다. 같은 말을 일본어와 영어에서는 ‘옆집의 잔디가 더 푸르다’라고 한다. 중국어와 베트남어에서는 ‘이 산에서 보는 저 산’으로, 키르기어에서는..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아는 말’이 지름길

글이 쉬운 사람은 없다. 글감을 찾고, 생각을 풀어내는 것을 일상처럼 편안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쓰기라는 행위에는 문법적 부담까지 고스란히 담긴다. 이런 형편을 알기에, 글을 쓴다고 하면 먼저 머리를 감싸고 막막해하는 장면이 연상되기 마련이다. 간혹 쓰기를 외면하는 자기방어 기제가 발동할 때는 정말 난감하다. ‘내가 작가도 아닌데’라거나, ‘나는 글에 소질이 없어’라면서 글쓰기를 일상과 능력의 바깥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물론 하늘이 주신 재능을 발휘하는 훌륭한 문장가도 있다. 그러나 쓰기란 타고나는 영역만은 아니다. 설령 소질이 없다 하더라도 일상생활 중 겪는 많은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글쓰기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다. 새로운 꽃집을 하나 연다고 치자. 가게 앞에 뭐라고..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그게 아니라? 그렇기는 하지만!

말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말머리를 돌리는 사람, 말허리 자르는 사람, 말꼬리 잡는 사람, 남의 말을 가로채는 사람이란다. 말[言]과 말[馬], 두 말의 소리와 뜻을 잘 쓴 언어유희인데, 소통력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그저 웃고 지나갈 일만은 아니다. 남의 말 중간에 끼어들어서 말을 가로채고 말꼬리를 잡아 이야기의 본질을 흐리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협력하기 힘들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개인의 생활에서든, 사회 속 인간관계에서든 말이다. 여기에다가 몇 가지 경우를 더해 보자. 남의 말문을 막는 사람, 남의 말에 올라타는 사람, 남이 한 말이 된다느니 안 된다느니 하는 사람 등이 있겠다. 이런 언어유희를 하는 우리도 말꼬리를 잡는 사람일까?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