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 3

(얼레빗 4686호) 오징어는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다?

”큰 것은 지름이 1자(30.3cm)쯤 된다. 타원형이며, 머리는 작고 둥글다. (가운데 줄임) 주머니가 있어 먹물을 담고 있는데 다른 동물이 습격하면 그 먹물을 뿜어내어 현혹한다. 그 먹물을 가져다 글씨를 쓰면 색이 매우 빛나고 윤기가 난다. 다만 오래 두면 벗겨지고 떨어져서 흔적이 없어지는데 바닷물에 담그면 먹물의 흔적이 다시 새롭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는 정약용(丁若鏞)의 형인 손암(巽庵) 정약전(丁若銓)이 흑산도 유배시절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있는 ‘오징어’에 관한 내용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오징어가 아니라 ‘오적어(烏賊魚)’라고 써 놓았습니다. 다산의 제자 이청(李晴)이 붙인 설명에 보면 ˝날마다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이것을 보고 죽은 줄 알아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얼레빗 4594호) 양반과 상놈이 함께 이룬 성취, 《자산어보》

달빛이 휘엉청 밝은 밤, 초가삼간 마루에 앉아 흑산도 밤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다보며 술잔을 기울이던 정약전 선생, 영화 의 한 장면은 그림 같아 보이지만 실은 58년의 생애 가운데 16년이란 세월을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이어갔으며 끝내 유배지에서 삶을 마친 불운의 선비입니다. 그러나 유배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첫 수산학 연구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 등을 남긴 정약전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 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흑산도 유배 때(1814년)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 국립중앙도서관 정약전 선생은 영조 34(1758)년에 태어나 전형적인 성리학자로 문과에 급제해 병조좌랑 등의 벼슬을 살게 됩니다만 그의 운명을 갈라놓은 계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시 서양 학문과 천..

(얼레빗 4499호) 진기하지만 멸종위기 동물, 점박이물범

“개와 비슷하지만, 몸집이 크고, 털이 뻣뻣하며, 검푸른색과 황백색의 점으로 이루어진 무늬가 있다. 눈은 고양이를 닮았고, 꼬리는 당나귀, 발은 개와 비슷하다. 물에서 나오면 제대로 걷지 못해 항상 물속에서 헤엄쳐 다니지만 잠잘 때는 물 밖으로 나와 잔다.” 이는 조선 초기 유학자 정약전(1758~1816)이 1814년 전남 흑산도 바다 생물들을 조사하고 쓴 《자산어보(玆山魚譜)》 해수편 올눌수(獸)에 나오는 ‘점박이물범’ 이야기입니다. ▲ 문화유산채널(문화재청)에서 갈무리 점박이물범은 물범과에 속하며 물범 가운데서 가장 작은 동물로, 북태평양에서는 캘리포니아 알류산 해역과 캄차카반도, 지시마, 북해도ㆍ혼슈 등지에 널리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령도 근해에서 300여 마리까지 발견되고 있는데 물범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