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표현 15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주로 모임이나 행사에서 사회자가 귀빈을 청하는 말이기 때문에, 그 귀빈을 높이려는 의도로 이러한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있다’를 ‘계시다’로 높이는 경우는 그 주어가 사람일 때에 한한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에서 ‘계시다’의 주어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인데, ‘말씀’ 자체가 높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인사 말씀을 하시겠습니다.”로 고쳐서 말해야 한다. 존칭과 관련해서, 직장 상사에 대해 그보다 더 윗사람에게 말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가령, 평사원이 부장에게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과장님 아직 안 오셨습니다.”가 옳은지, “과장님 아직 안..

거꾸로 쓰고 있는 말들

주위에서 보면, 흔히 ‘자문’이란 말을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고 한다.”라든지, “자문해 주십시오.”, “자문을 받다.”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문을 구하다’나 ‘자문을 받다’는 모두 본디 의도를 거꾸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고쳐 쓰면,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하려고 한다.”로 해야 하고, “자문해 주십시오.”가 아니라 “자문에 답변해 주십시오.”로 표현해야 바른 말이 된다. ‘자문을 받다’라는 말도 “자문에 대답을 받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 ‘자문’이란 낱말은 남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뜻이다. 곧 ‘질문’이라는 말과 뜻과 쓰임이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사 받다’도 이처럼 자기도 모르게 거꾸로 표현하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이다...

‘가지다’와 ‘지니다’의 차이

예전에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아내의 사진을 늘 지갑 속에 갖고 다닌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말솜씨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늘 가지고 다닌다’는 표현이 알맞은 것일까? ‘가지다’는 말은 국어사전에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라는 뜻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이 대표적으로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주운 돈을 가지다.”, “몇 십 년 만에 내 집을 가지다.”처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가지다’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돈을 가지고 있다.”와 같이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는 뜻으로 쓸 때에는 ‘지니다’는 말과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지니다’는 “몸에 간직하여 가지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조용하세요!

영화관이나 공연장에서 “조용하세요!”란 말을 들을 수 있다. 교실에서, 또 친구들 모임에서도 “조용해!” 하고 말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말들은 모두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해!’, ‘○○하세요!’ 하고 명령형으로 쓸 수 있는 말은 동사일 때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본디는 ‘공부, 식사, 일’ 들처럼 명사인데, ‘-하다’를 붙이면 ‘공부하다’, ‘식사하다’, ‘일하다’와 같이 동사로 쓰이게 되는 낱말들도 명령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조용’이란 말은 명사이고, 여기에 ‘-하다’를 붙여서 ‘조용하다’고 하면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로 쓰이게 된다. 우리말 어법에서 형용사나 또는 ‘-하다’가 붙어서 형용사처럼 쓰이는 낱말들은 명령형으로 나타낼 수 없다. 이는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