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7

(얼레빗 제4727호) 오늘은 소서, 이웃에게 솔개그늘 되어볼까?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한 번째인 소서(小暑)입니다. 소서라는 말은 작은 더위를 뜻하지만 실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인데다 장마철과 겹쳐서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때지요. 그런데 소서가 되어도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면 많이 늦은 것입니다. 그래서 "소서 모는 지나가는 사람도 달려든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주고 간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심는다."라는 속담 따위가 있을 정도지요. 하지만, 정상적으로 심었다면 이때쯤 피사리와 김매기를 해 주어야 하는데 이때는 더위가 한창이어서 논에서 김매기를 하는 농부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하고, 긴긴 하루해 동안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하지요. ▲ 소서(小暑), 김매기와 피사리로 허리가 휘는 농부들(그림 이무성 작가) 이때 ‘솔개그늘..

장마철에 자주 쓰이는 우리말들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비와 함께 날씨가 좀 시원해졌는데, 흔히 우리는 날씨를 ‘기상’이라고 하고, 때에 따라 ‘기후’라고도 한다. 기상과 기후는 비슷하게 생각되지만 뜻과 쓰임이 다른 말이다. 기상은 우리말 날씨에 해당하는 한자말이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햇살이 쨍쨍한 등의 그날그날의 날씨 상태를 기상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기후’라고 하면, 날마다의 기상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평균을 낸 값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통 30년 단위의 평균 날씨를 기후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며 여름에는 고온다습하고, 겨울철에는 한랭건조하다는 표현은 ‘기후’를 설명한 것이고, 오늘은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무덥겠다고 하면 그건 ‘기상’ 곧 날씨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상..

판서를 부끄럽게 한 아전 김수팽

판서를 부끄럽게 한 아전 김수팽 조선시대 선비들은 청렴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가 새는 방안에서 일산(日傘)을 받친 채 “일산이 없는 집에서는 장마철을 어떻게 견디어 내나?”라고 했다는 유관(柳寬)은 조선조 청백리로 소문났지요. 이수광의 『조선의 방외지사』에 보면 청백리 벼슬아치 김수팽(金壽彭)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선 영조 때 호조 아전을 지낸 김수팽은 청렴하고 강직해 ‘전설의 아전(衙前)’이라 불렸는데 다음과 같은 일화도 있습니다. 호조 창고에 나라 보물로 저장한 ‘금바둑알 은바둑알’ 수백만 개가 있었는데 판서가 한 개를 옷소매 속에 집어넣는 것을 보았습니다. 김수팽이 “무엇에 쓰시려고 하십니까?”라고 묻자 판서는 “어린 손자에게 주려고 한다”라고 대답했지요. 이에 김수팽은 금바둑알 한 움큼을..

(얼레빗 4636호) 오늘 소서(小暑), 나도 솔개그늘이 되어볼까?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한째인 ‘소서(小暑)’입니다. 소서라는 말은 작은 더위를 뜻하지만 실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인데다 장마철과 겹쳐서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때입니다. 소서 무렵에는 논의 모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김을 매거나 피사리를 해 주고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하기도 하지요. ▲ 소서(小暑), 김매기와 피사리로 허리가 휘는 농무들(그림 이무성 작가) 이때에는 호박과 각종 푸성귀가 나오기에 다양한 음식이 입맛을 돋우는데, 특히 국수나 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이 구미를 당깁니다. 또 민어는 한창 기름이 오를 때여서 민어고추장국은 매운맛과 함께 달콤한 맛이 나 첫 여름의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어줍니다. 그 밖에 민어로 요리한 조림ㆍ구이ㆍ찜ㆍ회를 비롯해 민어포..

7월 30일 - 눅진 여름, 슬기로운 포쇄별감이 통풍으로 국보를 지키고 있습니다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스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햇볕이 내려쬐는 날이면 이부자리며 옷가지들을 내말리느라 집 안팎은 온통 빨래로 덮여 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조선왕조실록>은 통풍이 잘 되는 사고(史庫)에 보관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