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크레파스 같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크레파스처럼 닳아 없어질 테니까. - 102쪽 - 별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여서 함께 반짝이기 때문이다. 딱 하나의 별이라면 작고 시시한 유리조각 같을 거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해피빌라를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우리는 식구다. 한 팀이라서 반짝반짝 빛난다. 식구가 되어 한 팀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에게 해피빌라는 지긋지긋한 바퀴별레 소굴일 뿐이다. - 227쪽 - 변두리 재개발 지역, 다 쓰러져가는 4층 건물 해피빌라. 해피빌라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부터 흔든다. 왠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의 구성원은 소위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 하나같이 가난하고, 온전한 가족을 구성하지 못했으며, 저마다 가슴 한구석이 결핍의 상처로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