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인 3

해피빌라 - 조창인

그리움이 크레파스 같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크레파스처럼 닳아 없어질 테니까. - 102쪽 - 별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여서 함께 반짝이기 때문이다. 딱 하나의 별이라면 작고 시시한 유리조각 같을 거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해피빌라를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우리는 식구다. 한 팀이라서 반짝반짝 빛난다. 식구가 되어 한 팀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에게 해피빌라는 지긋지긋한 바퀴별레 소굴일 뿐이다. - 227쪽 - 변두리 재개발 지역, 다 쓰러져가는 4층 건물 해피빌라. 해피빌라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부터 흔든다. 왠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의 구성원은 소위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 하나같이 가난하고, 온전한 가족을 구성하지 못했으며, 저마다 가슴 한구석이 결핍의 상처로 구..

가시고기 우리 아빠 - 조창인

『가시고기』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살려내는 아버지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의 독자가 공감하며 읽었던 추억의 소설이기도 하다. 그 ‘가시고기’가 출간 20년을 맞았다. 작가는 소설 속 아홉 살 주인공 다움이가 스물아홉이 된 시기에 맞춰 가시고기 뒷이야기를 펴냈다. 다움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얼마나 아버지를 그리워했을까? 아버지의 죽음을 언제 알게 될까?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을까? 결국 아버지의 희생적인 사랑을 깨닫게 될까? 독자들이 궁금했을 이야기들이 담겼다. 아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모른 채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낯선 땅 프랑스로 갔다. 아버지가 그리웠지만 마음껏 그리워할 수 없었다. 그리움은 미움이 되고 분노가 되고 마침내 아버지를 기억 밖으로 밀어냈다. 영화..

첫사랑(2권) - 조창인

에서 사랑의 힘을 노래했던 작가 조창인은 의 스토리야말로 를 쓰기 전부터 필연적으로 잉태할 수밖에 없었던 근원적 이야기라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그의 작품들이 부성애와 모성애를 주제로 한 가족간의 사랑이야기였다면, 은 남녀의 사랑을 그 주제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조창인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가족 간의 끊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의 신작 은 전작인 와 의 모태이자, 그가 그토록 천착했던 ‘사랑’에 관한 3부작의 마침표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에게 남녀간의 사랑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너무도 쉽게 내뱉고 주워 담기 급급한 흔해빠진 남녀의 사랑타령도 아니다. 그에게 남녀간의 사랑은 가족이라는 절대적 사랑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