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관전서 4

(얼레빗 제4892호) 조선시대 여성의 사치, 높이 30cm 다리

"옛사람이 다리(가체)를 높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궁중(宮中)에 이런 제도가 없었으니, (가운데 줄임) 풍속이 갈수록 사치스러운 데로 흘러 다리 한 꼭지의 비용이 자못 한나라 문제(文帝)가 말하는 열 집의 재산보다 많으니, 이는 곧 고려말의 퇴폐한 풍습이다.“ 이는 《영조실록》 90권, 영조 33년(1757) 12월 16일 기록으로 여성들이 치장을 위해 머리에 높은 가발을 얹는 풍조를 개탄하여 임금이 다리를 얹지 못하게 했다는 얘기입니다. 다리는 큰머리, 가체(加髢), 월자(月子), 월내(月乃)라고도 불렀는데 처음 문헌에 나오는 것은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로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리의 사치는 날로 심해져 성종 때는 높이가 무려 30cm까지 되었다고 하지요. 이때 다리의 ..

(얼레빗 제4825호) 목멱골(남산) 아래 사는 바보 이덕무

“목멱산(木覓山, 남산) 아래 치인(痴人, 바보)이 있다”로 시작하는 책 《간서치전(看書痴傳)》은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李德懋)가 쓴 책입니다. 평생 이만 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는 그는 자신을 목멱산 아래 책 읽기에 미친 ‘독서광(讀書狂)’ 바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덕무는 선비의 윤리와 행실을 밝힌 《사소절(士小節)》은 물론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71권 33책 등 많은 책을 펴낸 학자로 유명하지요. “지난 경진년ㆍ신사년 겨울에 내 작은 초가가 너무 추워서 입김이 서려 성에가 되어 이불깃에서 와삭와삭 소리가 났다. 나의 게으른 성격으로도 밤중에 일어나서 급작스럽게도 《한서(漢書)》 1질을 이불 위에 죽 덮어서 조금 추위를 막았으니, 이러지 아니하였다면 거의 묏자리 귀신이 될 뻔하였다. 어젯밤에 ..

개구쟁이처럼 혀를 내밀고 있는 천록

개구쟁이처럼 혀를 내밀고 있는 천록 경복궁에서 광화문을 지나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흥례문을 들어서면 작은 개울, 곧 금천禁川이 나옵니다. 그러면 영제교永濟橋를 건너야 하는데, 이 영제교 좌우로 얼핏 보면 호랑이 같기도 하고 해태 같기도 한 동물의 석상이 두 마리씩 마주보며 엎드려 있습니다.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 “비늘과 갈기가 꿈틀거리는 듯이 완연하게 잘 조각되어 있다”라고 묘사된 이 석수는 무엇일까요? 이 짐승들은 혹시라도 물길을 타고 들어올지 모르는 사악한 것들을 물리쳐 궁궐과 임금을 지키는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매섭게 바닥을 노려보고 있는 듯하지만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용의 머리, 말의 몸, 기린 다리, 사자를 닮은 회백색 털의 이 동물을 유본예柳本藝의 『한경지략漢京識略..

12월 5일 - 이덕무가 권한 ‘술 마실 때의 예법’ 따라해보세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를 쓴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선비의 윤리와 행실을 밝힌 책《사소절(士小節)》에서 "술은 빨리 마셔도 안 되고, 혀로 입술을 빨아서도 안 된다.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착한 마음을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사나운 기운을 나타낸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