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연구 2

(얼레빗 제5098호) 우리말 ‘온ㆍ즈믄’은 ‘백ㆍ천’에 짓밟혀

평생을 토박이말 연구에 바치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뜬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은 “우리 겨레의 삶을 구렁으로 몰아넣은 옹이는 바로 중국 글말인 한문이었다. 기원 어름 고구려의 상류층에서 한문을 끌어들였고, 그것은 저절로 백제와 신라의 상류층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말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우리말에 맞추어 보려고 애를 쓰기도 하였다. 그래서 한쪽으로는 중국 글자(한자)를 우리말에 맞추는 일에 힘을 쏟으면서, 또 한쪽으로는 한문을 그냥 받아들여 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세월의 흐름에서 우리말은 시달리며 짓밟히고 죽어 나갔는데 헤아릴 수 없이 죽어 나간 우리말 가운데 셈말 곧 숫자만을 보기로 들어 보면, ‘온’은 ‘백(百)’에게, ‘즈믄’은 ‘천(千)’에게,..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1, 사람에게 가장 몹쓸 병

고 김수업 선생은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지냈으며, 우리말대학원장과 국어심의위원장을 지낸 분이다. 특히 선생은 토박이말 연구에 평생을 바쳤으며, 쉬운 말글생활을 위해 온 정성을 쏟았다. 그런 선생은 토박이말사전을 만들다가 지난 2018년 우리 곁을 떠났다. 선생이 생전에 펴낸 책 《우리말은 서럽다》는 우리가 왜 쉬운 토박이말을 써야 하는지 명쾌하게 말해주고 있다. 우리 신문은 지난 2014년 《우리말은 서럽다》 본문을 연재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건만 대한민국은 오히려 토박이말을 더욱 홀대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시 선생의 우리말은 서럽다》를 끄집어내 토박이말을 써야 할 까닭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사람에게 가장 몹쓸 병은 제가 스스로 업신여기는 병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