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의 속살 2

토박이말의 속살 17 - ‘쌀’

땅 위에 몸 붙여 사는 사람 가운데 열에 여섯은 ‘쌀’을 으뜸 먹거리로 삼아서 살아간다고 한다. 말할 나위도 없지만 우리 겨레도 쌀을 으뜸 먹거리로 삼아서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 토박이말에는 ‘벼’와 ‘쌀’에 따른 낱말이 놀랍도록 푸짐하다. 우선 내년 농사에 씨앗으로 쓰려고 챙겨 두는 ‘씻나락’에서 시작해 보자. 나락을 털어서 가장 알찬 것들만 골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듬해 봄까지 건드리지 않도록 깊숙이 감추어 두는 것이 ‘씻나락’이다. 그러나 귀신까지 속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배고픈 귀신이 씻나락을 찾아 까먹으면서 미안하다고 혼자 군소리라도 하는 것일까? 알아들을 수도 없고 쓸데도 없는 소리를 이른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 한다. ▲ 곡우 때가 되면 못자리용 볍씨 곧 씻나락을 꺼내 물 채운 항..

토박이말의 속살 16 - ‘사람’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사람’이란 참으로 무엇인가 싶다. 어버이를 죽이는 자식이 있더니 자식을 죽이는 어버이까지 나타나고, 돈 몇 푼 때문에 다른 사람을 서슴없이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이틀에 셋씩이나 나타난다. 이 좁은 땅에서 피를 섞으며 살아온 우리가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앞으로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값지고 복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선 국어사전에서는 ‘사람’을 뭐라 풀이하는지 알아보자. ① 생각과 말을 하고 기구를 만들어 쓰며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② 자연과 사회의 주인으로서 자주성과 창조성, 의식성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발전되고 힘 있는 사회적 존재.③ 생각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남녘의 국어사전인 ①《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