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이들이 늘면서 먹거리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밥을 미리 지어 용기에 담아 파는 ‘햇반’은, 어르신들에겐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 ‘햇반’은 식품업체에서 지어낸 상품이름일 뿐 본디 쓰이던 우리말은 아니다. 우리말에는 “그 해에 새로 난 쌀로 지은 밥”을 ‘햅쌀밥’이라고 하는데, ‘햇반’은 아마 햅쌀밥을 떠올리도록 지어낸 말인 듯하다. 그러나 이 상품이 그 해에 난 햅쌀로 지은 밥이라고 믿는 이들은 별로 없다. ‘햇곡식’, ‘햇밤’, ‘햇병아리’ 들에서의 ‘햇-’은 ‘그 해에 새로 난 것’을 뜻하는 접두사이다. 다만 이 ‘햇-’이 ‘쌀’과 결합할 때에는 ‘햇쌀’이 아닌 ‘햅쌀’이 된다. ‘쌀’이나 ‘씨’, ‘싸리’, ‘때’ 들은 본디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던 말로서, 현대국어에서 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