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병 3

(얼레빗 4563호) 옷장 여닫이문에 단 아름다운 경첩

나무로 된 가구를 오랫동안 쓰려면 각 모서리와 여닫이문 손잡이에 쇠붙이로 덧대야 했습니다. 그래서 경첩, 들쇠(서랍이나 문짝에 다는 반달 모양의 손잡이), 고리, 귀장식(가구의 모서리에 대는 쇠붙이 장식), 자물쇠 같은 것들을 만들어 붙였지요. 이런 것들을 통틀어 장식(裝飾)이라고 부르는데 보기 흉한 못 자국을 가려주고 옷장의 품위를 지켜주지요. ▲ 아름다운 경첩이 붙어있는 경대(왼쪽)와 이층장, 일본 교토미술관 소장 이 가운데 경첩은 여닫이문을 달 때 한쪽은 문틀에, 다른 한쪽은 문짝에 고정하여 문짝이나 창문을 다는 데 쓰는 철물을 이릅니다. 잘 깨지지 않도록 대개 구리에 주석과 아연을 섞어 만들었는데 쓰임새와 가구 종류에 따라 모양이 매우 다채롭지요. 경첩은 신라시대의 유물에서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

(얼레빗 4552호) 씨앗을 갈무리해주는 그릇 뒤웅박

박을 쪼개지 않고 꼭지 부분을 따내거나 꼭지 옆에 주먹만 한 구멍을 내고 속을 파낸 다음 거기에 씨앗을 갈무리해 두는 그릇이 ‘뒤웅박’입니다. 뒤웅박은 두베, 됨박, 두벵주름박, 뒝박, 두뱅이주룸박, 두룸박 같은 말로도 부릅니다. 경북 상주지방에서는 오짓물로 구운 것을 쓰며, 박이 나지 않는 데서는 짚으로 호리병처럼 엮어서 쓰기도 하지요. 또 함경도 지방에서는 뒤웅박에 구멍을 뚫고 속이 빈 작대기를 꿰어 씨를 뿌릴 때 썼습니다. 뒤웅박의 모양은 보통 바가지처럼 둥글지만, 호리병처럼 위가 좁고 밑이 넓은 박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 씨앗을 갈무리해두는 뒤웅박 뒤웅박은 씨앗을 갈무리하는 데만 쓰지 않고, 도시락처럼 쓰기도 하는데 습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밥을 담아두면 잘 쉬지 않습니다. 그 밖에 달걀..

(얼레빗 4393호) 벼슬하지 않고 시나 읊으며 살아가리

지창토벽 紙窓土璧 흙벽에 종이창 내고 종신포의 終身布衣 평생 벼슬하지 아니하며 소영기중 嘯咏其中 시(詩)나 읊으며 살아가리 ▲ <포의풍류도>, 김홍도, 종이에 수묵담채, 27.9×37㎝, 개인소장 단원 김홍도의 그림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의 화제(畵題)입니다. 그림 속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