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관 4

(얼레빗 제4961호) 《소학》,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한글로 뒤쳐라

《소학(小學)》은 일상생활에 절실한 것인데도 일반 서민과 글 모르는 부녀들은 스스로 공부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라옵건대 여러 책 가운데에서 일상생활에 가장 절실한 것, 이를테면 《소학》이라든가 《열녀전(列女傳)》ㆍ《여계(女誡, 여자의 생활과 처신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과 같은 것을 한글로 뒤쳐(번역) 인쇄, 반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위로는 궁액(宮掖, 궁에 딸린 하인)으로부터 조정의 재상집에 미치고 아래로는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사람 없이 다 배우게 해서, 온 나라의 집들이 모두 바르게 되게 하소서.“ 위는 《중종실록》 28권, 중종 12년(1517) 6월 27일 기록입니다. 어린아이들 또는 유교 입문자에게 초보적인 유교 학문을 가르치기 위하여 만든 수신서(修身書,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조선의 세자 - 세자의 대리청정

7. 세자의 대리청정 대리청정(代理聽政)은 국왕이 건강상의 이유로 통상적인 정사를 돌보기 어려울 때 차기 왕위계승자인 왕세자[또는 왕세손]가 국정을 대신하여 다스린 것을 뜻한다. 조선시대에는 주로 ʻ청정(聽政)ʼ으로 불리었으며, 때로는 ʻ대리(代理)ʼ로 약칭되기도 했다. 대리청정 시 왕세자 및 왕세손을 소조(小朝)라 하고, 국왕을 대조(大朝)라 했다. 이는 대체로 군권 및 인사 등은 국왕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면서 대권을 행사하고 정사 실무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왕세자에게 허락된데서 연유한 것이기도 하다. 대리청정의 기원을 《춘관통고》에서는 정종(定宗)년간 왕세자[태종]의 군국기무(軍國機務) 장악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향후 정착되는 대리청정기에 여전히 국왕이 군권 및 인사권을 장악하는 현상과는 전혀 다..

한글 위인 열전 - 유교 사상을 널리 퍼뜨리리! 한글 실용 시대를 연 성종

엘리트 코스를 밟고 왕이 된 성종 예종(조선 제8대 임금, 세조의 차남)은 세조(조선 제7대 임금)의 뒤를 이어 강력한 임금이 될 자질을 가진 왕이었지만 재위 1년 만인 1469년,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스무 살에 요절했다. 예종의 뒤를 이을 후보에는 예종의 아들 제안대군과 예종의 형인 죽은 의경세자의 두 아들 월산군, 자을산군(훗날의 성종)이 있었다. 그들 중 후계 서열 3위였던 자을산군이 13세의 나이로 보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제안대군이 네 살밖에 되지 않아 보위를 잇기 어렵고, 후계 서열 2위인 원산군은 병약한데다 성품과 자질이 자을산군보다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성종이 스무 살의 성인이 될 때까지 대비전에서 대신 정사를 돌보았다. 세조의 부인이자 인수대비(성종의 모후)의 시어머니..

(얼레빗 4434호) 조선시대 여성의 독서를 증명한 그림

여기 단정한 차림새의 여인이 앉아 책을 읽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읽는지 손가락으로 글자를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읽는데 책 읽기에 완전히 몰입한 듯 진지합니다. 그러나 여성은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기품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독서삼매경’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조선시대 여성들은 살림하기에 바쁘다거나, 여성들이 무엇하러 책을 읽느냐는 생각에 책과 가까이 하지 않았을 거라 짐작하지만 이 여인을 보면 분명히 책을 읽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 윤덕희, , 비단에 색, 20×14.3cm, 서울대학교박물관 전해지는 그림에 남성이 독서하는 것은 많지만 여성이 독서하는 그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원은 이렇게 여성이 독서하는 그림을 남겨주어 조선시대 여인들도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