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시는

튼씩이 2019. 2. 1. 08:28


1


시는

살아서 내가 만드는

풀피리


듣는 이 많지 않아도

피리를 부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2


시는

내 마음을 조금 더

착하게 해 주었다

내 키를 조금 더

크게 해주었다

내 삶의 옷에

단추를 달아주었다


3


썼다 지우고

지웠다 쓰고

오늘은 하루 종일

쓰다 만 시가 적힌

종잇조각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즐거워한다

창밖의 나무들도

궁금한지

자꾸만 기웃거리네

부탁도 안 했는데

박수를 치니

몇 줄은 읽어주기로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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