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이라는 영어 낱말이 있다. '엄마'라는 뜻인데, '몸'이나 '맘'으로 발음된다. 몸과 맘이라, 맘은 마음의 준말이니까 몸과 맘은 몸과 마음, 즉 심신(心身)에 다름 아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모두 하나의 존재, 바로 어머니로부터 비롯됐듯이 나는 우리말 몸과 마음도 하나의 말밑(語源)에서 갈려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인다"는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몸을 떠나서 마음이 홀로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몸은 마음의 그릇이고, 마음은 그릇에 담아 놓지 않으면 어디론가 흘러가거나 스며들어 흔적도 없게 돼 버리는 물과 같이 불안정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나를 가리켜 몸뚱이로서의 나, 즉 몸나라고도 하는 것이 아닌가.
여자들은 별로 듣기 좋지 않겠지만 "여자는 3씨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3씨란 마음씨와 솜씨, 그리고 맵씨다. 그런데 맵씨는 표준말로 맵씨라고 써야 하기 때문에 굳이 각운(脚韻)을 정확히 맞추고자 하는 사람은 맵씨 대신 몸씨라는 낱말을 써도 좋을 것 같다. 몸씨는 몸맵시와 같은 뜻의 말이기 때문이다. 몸씨, 몸맵시 말고도 몸의 맵시나 모양새를 나타내는 말로는 몸꼴, 몸매, 몸태, 몸맨두리 같은 것들이 있다. 몸태의 태는 춘향전에서 이도령이 부르는 사랑가의 한 대목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에 나오는 바로 그 태(態)로 맵시라는 뜻이다.
몸맨두리의 맨두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면 맨두리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대신 맨드리가 올라 있다. 맨드리는 원래 '만든 것'이라는 뜻으로 ① 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② 물건이 만들어진 모양새, ③ 이미 만들어 놓은 물건, 즉 기성품(旣成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몸맨두리도 몸맨드리로 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차두리는 차두리, 맨드리는 맨드리인데 말이다.
몸맨두리 (명) 몸의 모양과 태도
쓰임의 예 - 나이 벌써 서른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처녀티가 그대로 남아 몸맨두리가 여간만 싱싱하고 고와 보이는 게 아니었다. (윤홍길의 소설 <묵시의 바다>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몸태 - 몸의 맵시나 모양새. = 몸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