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030 - 땀벌창

튼씩이 2019. 5. 3. 22:52

구슬땀은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이고, 곁땀은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마른땀이라고도 하는 식은땀은 몹시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 흐르는 땀이다. 몸이 쇠약해 덥지 않아도 병적으로 나는 땀도 식은땀이라고 한다. 진땀이나 비지땀은 몹시 힘들 때 흐르는 끈끈한 땀인데, 북한에서는 호되게 고통을 겪을 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팥죽땀이라고 한다. 땀발은 땀이 흐르는 줄기, 땀벌창은 땀을 많이 흘려서 후줄근하게 된 상태를 뜻한다. 한방에서 쓰는 말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땀이 언제 나느냐에 따라 자한(自汗)과 도한(汗)으로 나뉜다. 자한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고, 도한은 잘 때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다. 자고 있을 때 도둑처럼 찾아온다고 해서 도한이라 하는 것이다.

 

 

'침을 뱉는다'는 말은 사전에 따르자면 '아주 치사스럽게 생각하거나 더럽게 여겨 돌아보지도 않고 멸시한다'는 뜻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도시락을 먹을 때 자기 반찬을 빼앗길까 봐 퉤퉤 침을 뱉어 놓는 아이들이 꼭 있었다. '침을 뱉음(실제적 행위)'으로써 '침을 뱉음(사전적 의미)'을 당하니 가련하다. "침 뱉고 밑 씻겠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래도 옛날 사람들은 침을 뱉고 입을 씻는 습관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앞문(입)을 씻어야 할 것을 엉뚱하게 뒷문(밑)을 씻는다는 말이니 일의 앞뒤를 가리지 못함을 빗댄 말이다. 공연히 입 안에 도는 침은 군침이나 단침, 너무 먹고 싶거나 탐이 나서 저절로 삼켜지는 침은 도리깨침이라고 한다. 목구멍으로 단번에 꿀떡 넘기는 많은 양의 침을 뜻하는 닭알침은 북한말이다. 북한에서는 달걀을 닭알이라고 한다. 거위침은 구토증이 있을 때 가슴속이 느긋거리면서 목구멍에서 나오는 군침인데, 거위는 회충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다. 그래서 회충 때문에 생기는 배앓이를 거위배라고 하는 것이다.

 

 

 

 

땀벌창 (명) 땀을 많이 흘려서 후줄근하게 된 상태.

 

쓰임의 예 - 전립 쓴 사내가 웅보 옆으로 와 오동나무 그늘 밑에 서서 땀벌창이 된 저고리 섶을 풀어헤치며 지나가는 말투로 물었다.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도리깨침 - 너무 먹고 싶거나 탐이 나서 저절로 삼켜지는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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