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六身)' 아닌 '육신(肉身)'도 사람의 몸을 가리킨다. 따라서 '육신(六身)'과 '육신(肉身)'은 동음동의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구체적인 물체로서 사람의 몸을 육신이라고 한다. 몸(身)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는 살(肉) 말고 피(血)나 뼈(骨)도 있는데, '혈신(血身)'이나 골신(骨身)'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는 것을 보면 피나 뼈에 앞서 살이 몸의 대표선수로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살(肉)'에 어미 '-다'가 붙어 '살다'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하고. 다시 말해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살이 아닌가 하고.
몸뚱이는 사람의 몸의 덩치를 말하고, 덩치는 몸집과 같은 말로 몸의 부피를 가리킨다. 덩치와 비슷한 말로 물건의 부피를 가리키는 것은 덩저리다. 풍채가 있는 커다란 덩치는 엄장이라고 하고, 몸꼴은 몸이 생긴 모양, 몸피의 크기는 걸때라고 한다. 몸바탕은 사람의 체질을 말한다. 몸집과 마찬가지로 살의 부피는 살집이라고 하고, 몸에 살이 많거나 적은 정도는 살기나 살푸둥이라고 한다. 살거리도 몸에 붙은 살의 정도와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살가죽의 겉껍질, 즉 피부는 비지껍질이라고 한다.
건강해서 단단하고 포동포동하게 찐 살을 진짜 살이라는 뜻으로 참살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무르고 푸석푸석한 살, 조금만 앓고 나도 살이 드러나게 쭉 빠지는 살은 푸석돌과 같은 살이라는 뜻에서 푸석살이라고 한다. 무살은 물렁물렁하게 많이 찐 살, 청승살은 팔자 사나운 늙은이가 청승스럽게 찐 살을 가리킨다. 썩살은 굳은살이고 두부살은 살갗이 희고 무른 살이다. "두부살에 바늘뼈'는 살이 단단하지 못하고 뼈대가 가늘어 조금만 아파도 엄살이 심한 사람을 놀리는 말이다.
몸피 (명) 몸통의 굵기
쓰임의 예 - 동글납작한 얼굴이 수국 꽃처럼 탐스럼게 활짝 피어났고, 오동포동한 몸피에 엉덩판이 실하게 보였다.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참살 - 단단하고 포동포동하게 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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