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일까. 머리나 눈, 입에서 거시기에 이르기까지 입맛에 따라 여러 군데가 들춰지겠지만 나는 손에 제일 높은 점수를 매긴다.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도 손이 없다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바삐 움직이고 있는 것은 자판을 두드리는 손인 것이다. 오승환이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것도, 박세리가 멋진 아이언 샷을 날릴 수 있는 것도 모두 손의 존재에 힘입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손의 가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결혼이나 건강, 재운(財運) 같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손금이 손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들고 싶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손에는 다섯 개의 손가락이 있다. 엄지손가락은 한자어로는 대지(大指), 무지(拇指), 거지(巨指), 벽지(擘指)라고 하는데, 그냥 대지, 무지, 거지, 벽지라고만 써 놓으면 재미있는 단어들이 연상된다. 웬 거지? 웬 벽지? 집게손가락은 식지(食指), 염지(鹽指), 인지(人指)이고, 장가락이라고도 하는 가운뎃손가락은 장지(長指)나 중지(中指), 약손가락은 무명지(無名指)라고 한다. 약손가락이라는 이름이 분명히 있는데 이름이 없는 손가락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새끼손가락은 계지(季指), 소지(小指)라고 한다. 다섯 손가락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은 두매한짝이다. 앞에서 예외는 있다고 했는데 손가락이 여섯인 사람, 육손이도 있는 것이다. 육손이의 여섯 번째 손가락은 곁에 붙었다고 곁손가락으로 불린다.
손샅은 손가락 사이, 손어름은 마주 댄 손의 가장자리를 뜻한다. 손과 팔이 이어진 부분을 팔 쪽에서 보면 팔목, 손 쪽에서 보면 손목인데, 손목의 잘록하게 들어간 곳은 손회목이라고 한다.
손뼉 (명) 손바닥과 손가락을 합친 전체 바닥.
쓰임의 예 – 이 광경을 본 민병들이 와 웃음을 터뜨리며 손뼉을 쳐댔다.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두매한짝 – 다섯 손가락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
'지난 게시판 > 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4 - 시난고난하다 (0) | 2019.05.18 |
---|---|
043 – 뾰루지 (0) | 2019.05.17 |
041 - 발샅 (0) | 2019.05.15 |
040 - 대접젖 (0) | 2019.05.14 |
039 - 귓밥 (0) | 2019.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