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는 몇 해 전 6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괴물>에 이어 흥행순위 2위를 기록한 영화다. 다음과 같은 <타짜>의 카피들을 보면 영화의 분위기를 대충 읽을 수 있다. ‘인생을 건 한판 승부/큰 거 한판에 인생은 예술이 된다!/목숨을 걸 수 없다면, 베팅하지 마라!/꽃들의 전쟁’. ‘꽃들의 전쟁’은 화투(花鬪)를 풀어쓴 말인데, 화투에는 매화, 벚꽃, 모란, 싸리꽃, 국화 같은 꽃들이 등장한다.
타짜의 사전적 정의는 ‘노름판에서 남을 잘 속이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지만, 영화적 정의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 도박사’다. 영화 <타짜>에 따르면 타짜의 조건은 이렇다. 첫째, 타짜의 첫 자세는 야수성! 폭력이 박력이다. 둘째, 손이 눈보다 빠르다. 셋째, 이 세상에 안전한 도박판은 없다. 아무도 믿지 마라! 마지막, 이 바닥에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다!
괴짜는 바로 <타짜>를 2위로 밀어낸 <괴물>과 통하는 말이다. 지금은 절판되어 찾아볼 수 없지만 시인 천상병, 작가 이외수, 그림쟁이 중광, 이렇게 셋이 『도적놈 셋이서』라는 시화집을 낸 적이 있다. 모두 한국의 진정한 괴짜이자 괴물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다. 그중에 중광은 이 세상 괜히 왔다 간다며 떠났고, 천상병은 잠시 소풍 왔다 간다며 떠나 이외수 혼자 남아 외로움을 타고 있다. 노래나 몇 곡씩 부르면서 살고 있다.
별스럽게 생기거나 별스러운 짓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별짜도 괴짜와 도 긴 개 긴이다. 조선 말기에는 지금의 순경을 순검(巡檢)이라고 했는데, 제복을 입지 않고 비밀 정탐에 종사하던 순검은 ‘특별한 순검’이라는 뜻에서 별순검으로 불렀다. 별짜는 이 별순검의 별칭이기도 하다. 왈짜는 별짜를 싫어하는 깡패이고, 몽짜는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 정짜는 한 번 오면 물건을 꼭 사 가는 단골손님이다. 은근짜는 몰래 몸을 파는 여자인데, 은군자(隱君子)로도 불린다. 은군자는 ‘숨은 군자’라는 뜻이니, 군자들이 들으면 화나겠다.
앙짜 (명) ① 앳되게 점잔을 빼는 짓.
② 성질이 깐작깐작하고 암상스러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쓰임의 예 – 애기라는 아이를 보니 사실 총기가 있어 보이고 예쁘기는 하나 앙짜요 고집이 셀 것 같다. (염상섭의 소설 <모란꽃 필 때>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몽짜 –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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