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자락 끝의 가장자리를 안으로 접어 붙이거나 감친 부분을 가리켜 옷단, 줄여서 단이라고 하는데, 치마폭에 세로로 댄 단은 선단이라고 한다. ‘서 있는 단’이라는 뜻의 선단은 문설주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치마폭 양쪽에 선단이 있어서 둘러 입게 된 치마는 풀치마나 꼬리치마라고 하고, 선단이 없이 통으로 지은 치마는 통치마나 월남치마라고 한다. 치마꼬리는 풀치마 자락의 끝, 치맛귀는 치마의 모서리 부분, 치마허리는 치마의 맨 위 허리에 둘러서 댄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치마허리는 다른 말로 치맛말이나 치맛말기라고 한다. 국어사전에는 안 나오지만 ‘똥꼬치마’라는 말이 있다. 물론 ‘똥꼬’라는 말도 국어사전에 없지만 무슨 뜻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똥꼬치마’는 ‘똥꼬가 보일 만큼 짧은 치마’라는 뜻이다. 그러면 짧은 치마라는 뜻으로 국어사전에 실려 있는 낱말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릎이 드러날 만큼 짧은 치마는 도랑치마, 원래 길었던 것이 몹시 해지거나 해서 아주 짧아진 치마는 몽당치마라고 한다. 몽당연필, 몽당붓, 몽당비를 생각해 보면 몽당치마가 어떤 상태인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옷의 길이가 키보다 좀 짧을 때는 ‘살망하다(큰말은 설멍하다)’고 하고, 옷이나 신이 몸이나 발에 비해 지나치게 작을 때는 ‘째다’라는 움직씨로 나타낸다. 아랫도리나 속옷(그러니까 팬티)이 드러나도록 옷의 길이가 짧을 때는 ‘덜름하다’거나 ‘강동하다(큰말은 겅둥하다, 센말은 깡동하다, 깡똥하다)’고 한다. 짧은 바지는 깡동바지라고 하고, 짧은 치마는 깡동치마라고 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은 미니스커트를 깡동치마로 바꿔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짧은 치마인 ‘똥꼬치마’를 대신할 말은 없을까. ‘강동하다’ 계열의 말 가운데서 의미가 가장 크고 센 말인 ‘껑뚱하다’를 이용해 ‘껑뚱치마’라고 하면 어떨까. 좀 생뚱맞을까.
껑뚱하다 (형) 입은 옷이, 아랫도리나 속옷이 드러날 정도로 매우 짧다. ‘겅둥하다’보다 아주 센 느낌을 준다.
쓰임의 예 – 닳아빠진 외투며 여름도 겨울도 없이 신어 온 쫄쫄이식 단화, 통은 넓고 기장은 짧아 발목이 껑뚱해 보이는 쥐똥색 바지…. (서영은의 소설 『먼 그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도랑치마 – 무릎이 드러날 만큼 짧은 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