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의(衣), 곧 옷이다. 흔히 “다 먹자고 하는 짓인데…”라면서 사람이 먹기 위해서 사는 것처럼 말들을 하지만, 옛 사람들은 먹는 것보다 입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아니었을까. 먹는 행위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배가 고프면 다 하게 되는 것이지만, 옷을 입어 부끄러운 곳을 가림으로써 예의를 차리는 일(그래서 옷을 가림옷이라고도 한다)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더 큰 가치를 부여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입는 옷은 먼저 겉옷과 속옷으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 겉옷은 웃옷, 속옷은 안옷과 같은 말이다. 몸의 윗도리에 입는 옷은 웃옷이 아니라 윗옷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또 겨울에 입는 옷은 겨우살이, 여름에 입는 것은 여름살이, 봄 가을에 입는 춘추복(春秋服)은 봄가을것이라고 한다.
밖에 나갈 때 입는 옷, 그러니까 외출복이나 나들이옷을 나들잇벌이나 난벌이라 하고, 집 안에서 입는 옷은 든벌이라 하는데, 난벌과 든벌을 아울러서 난든벌 또는 든난벌이라고 한다. 마구 함부로 입는 옷은 막벌이라고 하는데, 작업복(作業服) 대신 쓰면 알맞은 말이다.
같은 벌 자 돌림으로는 ‘단벌 신사’의 단벌이 있는데, 이렇게 옷 한 벌만으로 지내는 고단한 신세를 단벌치기라고 한다.
갈음옷은 나들이옷과 비슷한 말로 갈아입는 깨끗한 옷을 뜻하기도 하는데, 특별히 명절이나 잔치 때에 새 옷을 갈아입는 것을 빔이라고 한다. 설빔이나 추석빔을 생각하면 된다.
빔처럼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을 진솔이나 짓것 또는 짓옷이라고 하고, 반대로 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은 뜯게, 남이 입다가 물려준 옷은 대추라고 한다. 비를 맞거나 하여 물에 흠뻑 젖은 옷은 물에 말았다고 해서 물말이나 비말이라고 한다.
난벌 (명) 나들이할 때 착용하는 옷이나 신발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나들잇벌. 출입벌.
쓰임의 예 – 그러므로 ‘패션모델=난벌 맵시꾼“, ’패션쇼-난벌 맵시마당‘이라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뜯게 – 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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