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맞춤법 해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제22항 (1)

튼씩이 2019. 7. 14. 16:48



  1. 국어에서 어간에 접미사가 규칙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형성할 때, 형성된 단어의 의미는 어간과 접미사의 의미가 합해진 결과물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먹다’에 사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사동사를 만들 때 사동사의 의미는 어간의 의미와 접미사의 의미로 예측할 수 있다. 피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히-’가 결합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먹다’의 의미가 ‘먹이다’, ‘먹히다’에 유지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원형을 밝혀 적는 것이 의미를 파악하기 쉽다.


     먹다       먹-+-이-(사동 파생 접미사)+-다 →먹이다
                  먹-+-히-(피동 파생 접미사)+-다 →먹히다


만약 ‘먹이다’를 ‘머기다’로, ‘먹히다’를 ‘머키다’로 적으면 ‘먹다’의 의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과 사동 접미사와 피동 접미사가 결합한 사동사와 피동사라는 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사동과 피동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결합하여 사동사나 피동사가 형성된 경우 어간과 접미사의 형태를 밝혀 적는 것이다.


‘없애다’를 ‘업-’과 ‘-애-’로 분석할 경우, ‘-애-’가 일반적인 접미사와는 달리 다른 어간과는 결합하는 일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그렇지만 어간의 의미가 유지되고 있으며 독립성이 분명한다는 점에서 ‘업새다’보다는 ‘없애다’로 적는 것이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다.


다만, 이러한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라도 어간과의 관련성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본뜻에서 멀어졌다면 어간 형태소의 원형을 밝혀서 적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도리다’, ‘드리다’, ‘고치다’, ‘바치다’, ‘미루다’와 같은 말들은 어원적으로는 ‘돌다, 들다, 곧다, 받다, 밀다’에 접미사 ‘-이-, -히-, -우-’가 결합한 ‘돌이다, 들이다, 곧히다, 받히다, 밀우다’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재는 원래 어간의 본뜻에서 멀어졌으므로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