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 명사는 그 앞에 반드시 꾸며 주는 말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의존적인 말이지만, 자립 명사와 같은 명사 기능을 하므로 단어로 취급된다. 따라서 앞말과 띄어 쓴다.
먹을 음식이 없다. / 먹을 것이 없다.
좋은 사람이 많다. / 좋은 이가 많다.
그런데 의존 명사가 조사, 어미의 일부, 접미사 등과 형태가 같아 띄어쓰기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① ‘들’이 ‘남자들, 학생들’처럼 복수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접미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쓰지만, ‘쌀, 보리, 콩, 조, 기장 들을 오곡(五穀)이라 한다’와 같이, 두 개 이상의 사물을 열거하는 구조에서 ‘그런 따위’라는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이때의 ‘들’은 의존 명사 ‘등(等)’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
② ‘뿐’이 ‘남자뿐이다, 셋뿐이다’처럼 체언 뒤에 붙어서 한정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는 조사로 다루어 붙여 쓰지만 ‘웃을 뿐이다, 만졌을 뿐이다’와 같이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나타날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③ ‘대로’가 ‘법대로, 약속대로’처럼 체언 뒤에 붙어 ‘그와 같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이므로 붙여 쓰지만 ‘아는 대로 말한다, 약속한 대로 하세요’와 같이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나타날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④ ‘만큼’이 ‘중학생이 고등학생만큼 잘 안다, 키가 전봇대만큼 크다’처럼 체언 뒤에 붙어 ‘앞말과 비슷한 정도로’라는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이므로 붙여 쓰지만 ‘볼 만큼 보았다, 애쓴 만큼 얻는다’와 같이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나타날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⑤ ‘만’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이것은 그것만 못하다’처럼 체언에 붙어서 한정 또는 비교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이므로 붙여 쓰지만 ‘떠난 지 사흘 만에 돌아왔다, 세 번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와 같이 시간의 경과나 횟수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⑥ ‘집이 큰지 작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의 ‘지’는 어미 ‘-(으)ㄴ지, -ㄹ지’의 일부이므로 붙여 쓰지만 ‘그가 떠난 지 보름이 지났다, 그를 만난 지 한 달이 지났다’와 같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이와 비슷한 예로 ‘듯’은 용언의 어간 뒤에 쓰일 때에는 어미이므로 ‘구름에 달이 흘러가듯’과 같이 앞말에 붙여 쓰지만,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쓰일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그가 먹은 듯’과 같이 앞말과 띄어 쓴다.
⑦ ‘차(次)’가 ‘인사차 들렀다, 사업차 외국에 나갔다’처럼 명사 뒤에 붙어 ‘목적’의 뜻을 더하는 경우에는 접미사이므로 붙여 쓰지만 ‘고향에 갔던 차에 선을 보았다, 마침 가려던 차였다’와 같이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나타날 때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⑧ ‘판’이 ‘노름판, 씨름판, 웃음판’처럼 쓰일 때는 합성어를 이루므로 붙여 쓰지만 ‘바둑 두 판, 장기를 세 판이나 두었다’와 같이 수 관형사 뒤에서 승부를 겨루는 일을 세는 단위를 나타낼 때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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