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는 용탕 또는 둠벙이라고도 한다. 작은 웅덩이는 옹당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린다. 움파리는 웅덩이 중에서도 가장 작은 것으로 발이 빠져서 신발을 적실 정도의 크기인데, 비 오는 날 골목길에 땅이 패어 물이 괸 곳을 움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옴파리같이 작은 웅덩이라는 뜻에서 움파리라고 했을 것이다. 수렁은 곤죽이 된 진흙과 개흙이 물과 섞여 많이 괸 웅덩이, 쇠지랑탕은 쇠지랑물을 받아 썩히는 웅덩이를 가리킨다. 쇠지랑물은 소의 오줌이 썩어서 검붉게 된 물로, 거름으로 쓴다고 한다. 밀물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괴어 있는 웅덩이는 굴포,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물받이로 팬 웅덩이는 용두리라고 한다.
웅덩이보다는 크고 늪보다는 작은 것이 못이다. 못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연못은 원래 연꽃(蓮花)을 심어 놓은 못이라는 뜻이다. 방죽은 원래 한자말 방축(防築)이 변한 말이다. 방죽, 제방(堤防), 물동은 모두 둑을 뜻하지만, 방죽이나 제방은 막을 방(防) 자가 들어가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밀려오는 물을 넘어오지 못하게 막는다는 수동적 방어의 의미가 강하고, 물동은 흘러가려는 물을 한곳에 괴어 있도록 한다는 능동적 저수(貯水)의 의미가 강조된다. 앙금못이라고도 하는 가란침못은 물 속에 섞인 흙이나 모래를 가라앉혀 물을 맑게 만들기 위해 만든 못, 즉 침전지(沈澱池)를 가리킨다. 가라앉힘못이 편한 발음을 좇아가다 보니 가란침못이 된 것이다.
높은 못보다는 크고 호수(湖水)보다는 작으며, 바닥이 진흙으로 되어 있고 침수(沈水) 식물이 많이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평지보다 조금 얕은 곳으로 늘 물이 괴어서 물풀이 자라는 곳은 오미라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움파리에서 호수까지의 서열을 곁다리는 빼고 정리하면 이렇다.
움파리〈옹당이〈웅덩이=용탕=둠벙〈못=연못〈늪〈호수
방죽 (명) ① 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② 파거나 둑으로 둘러막은 못.
쓰임의 예 – 시간이 됐을 때 나는 그 여자와 만나기로 한, 읍내에서 좀 떨어진 바다로 뻗어 나가고 있는 방죽으로 갔다. (김승옥의 소설 『무진 기행』에서)
- 꽁꽁 얼어붙었던 방죽의 얼음이 풀려 녹아 없어지기 시작한 때였다. (조세희의 소설 『클라인 씨의 병』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가란침못 – 물 속에 섞인 흙이나 모래를 가라앉혀 물을 맑게 만들기 위해 만든 못. =침전지(沈澱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