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표준어규정 해설

제2장 발음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3절 준말 제16항

튼씩이 2019. 9. 23. 08:06



제14항, 제15항과 달리, 이 조항에서는 본말과 준말을 함께 표준어로 삼은 단어들을 보였다. 두 형태가 다 널리 쓰이는 것들이어서 어느 하나를 버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① 본말 ‘머무르다, 서두르다, 서투르다’와 준말 ‘머물다, 서둘다, 서툴다’의 비고란에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음.”이라고 단서를 붙였는데, 이는 ‘가지다’의 준말 ‘갖다’의 모음 어미 활용형 ‘갖아, 갖아라, 갖았다, 갖으오, 갖은’ 따위가 성립하지 않은 것처럼, 준말의 활용형을 제한한 것이다. 따라서 ‘머물어, 서둘어서, 서툴었다’는 ‘머물러, 서둘러서, 서툴렀다’로 쓰는 것이 옳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모든 어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외우다’의 준말인 ‘외다’, ‘거두다’의 준말인 ‘걷다’는 각각 ‘외어’, ‘걷어’와 같이 활용할 수 있다.


  ② ‘외우다’와 ‘외다’의 관계는 좀 특이하다. 과거에는 ‘외다’만을 표준어로 삼았지만, 이 조항에서는 ‘외우다’를 함께 인정한 것이다. 준말에서 본말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 특이한 것인데, 둘의 관계가 여타의 본말과 준말의 관계와 비슷하여 여기에서 함께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