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드레(Dr. Dre)는 백인 래퍼 에미넴의 프로듀서이자 음악적 스승으로 알려진 뮤지션이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유명 경제지인 포브스는 닥터 드레와 에미넴을 가장 영향력이 큰 유명인 2위로 선정했다. 1위는 시트콤 <프렌즈>의 스타 제니퍼 애니스턴이었고, 스티븐 스필버그(영화감독), 폴 매카트니(가수), J. K. 롤링(『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타이거 우즈(골퍼) 등이 나머지 순위를 채웠다. 닥터 드레와 에미넴은 2003년 한 해 동안 3,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2만7,130번 신문에 보도되었으며, TV와 라디오에 450번 이상 출연했다고 한다. ‘드레’라는 이름은 그의 본명(Andre Young)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말 ‘곤드레만드레’에서 영감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곤드레만드레’는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못 가누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닥터 드레의 힙합이나 갱스터 랩과 분위기가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곤드레만드레>는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소개되는 가수 박현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몇 개 되지 않으니 ‘드레’가 들어간 낱말들을 훑어보자. 드레질과 ‘드레지다’는 무게를 뜻하는 드레에서 비롯된 말들이다. 드레질은 사람의 됨됨이를 떠보거나 물건의 무게를 헤아리는 일을 뜻하고, ‘드레지다’는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 또는 ‘물건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이름씨 부드레와 어찌씨 드레드레는 움직씨 ‘드리우다’와 관계가 있다. 부드레는 큰 그릇을 만들 때 안쪽을 말리기 위하여 숯불을 담아 드리우는 그릇이다. 물론 이 부드레와 ‘꽤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는 뜻의 ‘부드레하다’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드레드레’는 ‘물건이 많이 매달려 있거나 늘어져 있는 모양’ 또는 ‘욕심이나 심술이 많은 모양’을 가리킨다. 드레죽, 허드레, 여드레는 ‘드레나다’와 함께 계보가 없는 말들이다. ‘드레나다’는 ‘바퀴나 나사못 따위가 헐거워져서 흔들거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예문에 나오는 영금은 ‘따끔하게 당하는 곤욕’이라는 뜻이다.
드레 (명) 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
쓰임의 예 ★ 권세도 좋고 돈도 좋지마는 아무리 드레 없는 뱃놈이라도 무슨 영금을 보건 눈썹 한 터럭 까딱 안 할 테니까. (이문구의 소설 『해벽』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드레질 – 사람의 됨됨이를 떠보거나 물건의 무게를 헤아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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