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표준어규정 해설

제2부 표준 발음법 제5장 음의 동화 제18항

튼씩이 2019. 11. 6. 08:10




이 조항은 비음화 현상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국어에는 ‘ㄱ, ㄷ, ㅂ’ 뒤에 비음인 ‘ㄴ, ㅁ’이 올 때 앞선 자음인 ‘ㄱ, ㄷ, ㅂ’이 뒤에 오는 비음의 조음 방식에 동화되어 동일한 조음 위치의 ‘ㅇ, ㄴ, ㅁ’으로 바뀌는 음운 변동이 있다. 이 변동은 예외 없이 적용되면 서로 다른 단어 사이에서도 적용될 만큼 강력하다.


이러한 현상은 앞 음절의 받침이 ‘ㄱ, ㄷ, ㅂ’이 아닌 경우에도 나타난다. 즉 음운 변동의 결과 종성이 대표음인 [ㄱ, ㄷ, ㅂ] 중 하나로 발음되면 비음화 현상이 적용되는 것이다. 규정에서 'ㄱ(ㄲ, ㅋ, ㄳ, ㄺ), ㄷ(ㅅ, ㅆ, ㅈ, ㅊ, ㅌ, ㅎ), ㅂ(ㅍ, ㄼ, ㄿ, ㅄ)'과 같이 ‘ㄱ, ㄷ, ㅂ’ 옆의 괄호에 'ㄲ, ㅋ, ㄳ, ㄺ', ‘ㅅ, ㅆ, ㅈ, ㅊ, ㅌ, ㅎ’, ‘ㅍ, ㄼ, ㄿ, ㅄ'을 포함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ㄱ‘의 경우 앞말이 ’ㄲ, ㅋ, ㄳ, ㄺ'으로 끝나더라도 종성에서는 [ㄱ]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비음화가 적용되며, ‘ㄷ’이나 ‘ㅂ’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비음화 현상이 음절의 종성 제약과 관련된 음운 변동이 일어난 후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즉 홑받침의 경우 장애음이 ‘ㄱ, ㄷ, ㅂ’ 중 어느 하나로 바뀐 후에 비음화가 적용되며 겹받침의 경우 자음 중 하나가 탈락한 후에 비음화가 적용되는 것이다. 겹받침 중 탈락 후에 남는 자음이 ‘ㄱ, ㄷ, ㅂ’ 중 하나가 아닌 경우에는 비음화가 적용되지 않는다. 'ㄾ, ㅀ'과 같은 겹받침은 자음 앞에서 [ㄹ]로 발음이 되므로 뒤에 비음이 올 때 이 현상이 적용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