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병역비리로 소환, ‘완전히 새 됐어’>. 몇 년 전의 신문기사 제목이다. 그리고 다음은 싸이의 노래 <새>의 노랫말이다. ‘당신은 아름다운 비너스/너만을 바라보던 날 차버렸어/나 완전히 새 됐어’. ‘새 됐어’가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고 있겠지만,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아는 척을 하자면, 그건 바로 ‘좆 됐어’라는 뜻이다. 사전에는 안 나오지만 ‘좆 됐어’는 망했다, 바보 됐다, 잘못됐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면 ‘새 됐어’가 어떻게 ‘좆 됐어’가 되는 것일까. 새 → 조(鳥) → 좆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완전히 좆 됐어’라고 하면 방송 불가 판정이 나올 것이 뻔할 뻔자니까 이를 비켜가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패싸움> <악몽> <현대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렇게 네 편의 단편영화를 모아서 엮은 류승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메인 카피는 ‘꽃같은 세상 날려버린다’다. ‘꽃같은 세상’, 즉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세상을 날려버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좆같은 세상’이라고 하면 영화가 정말 좆같이 될까 봐 기지를 발휘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좆같다’는 ‘사물이 몹시 마음에 안 들거나 보기에 싫다’는 뜻이다. 내 친구들 중에도 ‘좆같다’는 말 대신에 발음이 비슷한 ‘주옥(珠玉)같다’는 주옥같은 말을 씀으로써 스스로가 좆같이 보이게 되는 위험을 피하는 주옥같이 영악한 녀석들이 더러 있다.
새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움직씨로 나타내면 ‘소리를 빽 지르다’ 정도가 될 것이다. ‘빽’은 ‘새, 사람이나 기적이 갑자기 날카롭게 지르거나 내는 소리’라고 한다. 그렇다면 ‘새되다’는 ‘(사람이) 새가 되다. 그래서 새처럼 소리를 지르다’라는 뜻에서 생긴 말일지도 모르겠다.
새되다 (형) 목소리가 높고 날카롭다.
쓰임의 예 ★ 애는 새되게 악을 쓰며 불이 붙는 듯이 운다. (현진건의 소설 『적도』에서)
★ 임이네의 새된 고함이 귀청을 찢듯 들려왔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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