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서성(陝西省)의 섬(陝) 자와 경상남도 합천(陜川)의 합(陜) 자는 볼 때마다 헷갈리기 일쑤다. 둘 다 훈이 ‘땅이름’이어서 더 그렇다. 섬에는 들 입(入), 합에는 사람 인(人)이 들어 있다는 것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섬(陝)과 합(陜)에서 각각 좌부방을 떼어내면 ‘물건 훔칠 자와 ‘곁에서 부축할 협(夾)’ 자가 된다.
협시(夾侍)는 ‘좌우에서 가까이 모시는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 협시보살을 의미하기도 한다. 협시보살은 부처를 좌우에서 모시는 두 보살이다. 절에서 아미타불을 본존불로 봉안한 법당의 경우 협시보살은 대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다. 또 그런 법당을 극락전이나 무량수전, 아미타전이라고 한다. 본존불이 석가모니불인 경우 문수보살(또는 가섭존자)과 보현보살(또는 아난존자)이 협시보살이 되고, 그런 법당을 대웅전이나 대웅보전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적광전이나 비로전, 화엄전은 비로자나불이 본존불인 법당인데,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이 협시불이 된다. 화엄종 계통의 절에서는 이런 대적광전이 본전(本殿)이 된다. 법상종에서는 미륵불이 본존불이 되고, 법화림보살(또는 묘향보살)과 대묘상보살(또는 법륜보살)이 협시보살이 된다. 그런 법당을 미륵전이나 용화전, 자씨전이라고 하는데, 자씨(慈氏)는 미륵(彌勒)의 별칭이다.
헷갈리는 이야기를 하나만 더 하자. 중국의 섬서성(陝西省)과 산서성(山西省)을 외래어 표기법대로 표기하면 둘 다 ‘산시성’이 된다. 영문 표기도 ‘shanxi’로 똑같다. 다만 섬서의 ‘섬(shan)’은 성조가 3성이고, 산서의 ‘산(shan)’은 성조가 1성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섬서성의 성도는 옛날 장안(長安)인 시안(西安)이고, 산서성의 성도는 당고조 이연(李淵), 당태종 이세민(李世民) 부자의 건국 전 근거지였던 타이위안(太原)이다. 섬서성과 산서성은 둘 다 중국의 1개 성인데도 넓이는 대한민국보다 크다. 부럽다.
섬서하다 (형) ① 지내는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② 대접이나 관리가 소홀하다.
쓰임의 예 ★ 그런 낌새가 있다 해서 춘복이가 공배 내외를 대하는 것이 예전과 다르게 섬서해진 구석은 없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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