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구두 한 켤레의 기적'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책 '꿈꾸는 구둣방'은 안 보이는 사장과 안 들리는 직원들이 이끌어 나가는 기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설립 이념으로 큰 꿈을 품은 채 시작했지만, 개업 3년 만에 처참을 실패를 맞이하고, 폐업 4년 만에 재기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장애인이 만들어 제품의 품질이 부실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하여 품질로 승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한 켤레의 구두를 만들기 위해 전국을 누비면서 실측을 하고 발에 꼭 맞을 때까지 수정을 거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고 아직도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에 매출액 대비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없는 불리한 여건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오직 소비자를 위하고 더 좋은 제품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구두 만드는 풍경, 아지오'가 오래도록 살아남아 명품으로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유석영이라고 해서 비장애인 기술자를 고용해 물건을 만들면 지금보다 수월하게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유석영은 아지오의 설립 이념이 ‘청각장애인의 자립’이라는 것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그는 믿는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말을. 일터에서의 행복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것을. 투입되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이렇게 해서 청각장애인 구두 장인이 배출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지오의 성공이다. 그다음, 그다음의 장인을 길러내며 아지오와 청각장애인 장인들이 한국의 제화 기술을 보전하는 날을 꿈꾼다. - 143쪽 -
소비에는 태도가 포함되어 있다. 물건을 하나 살 때마다 그들은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아동 노동력 착취로 만든 옷을 사 입으면 아동 노동력 착취에 찬성 의견을 던지는 것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기업의 물건을 사면 자연 파괴를 지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반대로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면 노동력 착취에 반대 의견을 던지는 것이고 유기농 생산물을 사는 것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가진 구매력을 현명하게 사용하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된다. 소비의 개념이 재정립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가성비 좋은 소비만이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착한 기업에 소비하는 것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도 있다. - 216쪽 -
아지오는 손으로 사랑을 말하고 손으로 꿈을 꾼다. 큰 소리도 귓속말도 아닌 손으로 정직을 이야기한다. 고객들의 발에 꼭 맞도록 일일이 손으로 어루만지며 구두를 만든다. 돈의 크기보다 사람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긴다. 아지오는 정직한 손으로 만든 좋은 구두이므로 이를 신는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 22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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