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크레파스 같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크레파스처럼 닳아 없어질 테니까. - 102쪽 -
별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여서 함께 반짝이기 때문이다. 딱 하나의 별이라면 작고 시시한 유리조각 같을 거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해피빌라를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우리는 식구다. 한 팀이라서 반짝반짝 빛난다. 식구가 되어 한 팀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에게 해피빌라는 지긋지긋한 바퀴별레 소굴일 뿐이다. - 227쪽 -
변두리 재개발 지역, 다 쓰러져가는 4층 건물 해피빌라. 해피빌라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부터 흔든다. 왠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의 구성원은 소위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 하나같이 가난하고, 온전한 가족을 구성하지 못했으며, 저마다 가슴 한구석이 결핍의 상처로 구멍 나 있다. 괴팍한 욕쟁이 할머니부터 부모마저 저버린 지적장애인까지 해피빌라는 도저히 ‘일반’적이라든가 ‘평범’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그리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은 서로를 ‘해피빌라 식구’라 부르며 가족보다 더 진한 의리와 따뜻한 정으로 뭉쳐 살고 있다. 엄마도 아빠도 없는 동동이를 키워준 것도 해피빌라 식구들! 언제부턴가 동동이가 없으면 웃을 일도 없다는 해피빌라, 이제 동동이는 명실공히 해피빌라 마스코트다. 그런데 해피빌라에는 정작 동동이만 모르는 비밀 하나가 있다. 동동이 엄마에 관한 일이다.
여섯 살 꼬마에서 열두 살이 되기까지, 동동이 마음속에선 점점 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해피빌라 식구들 중 누구 하나 엄마 이야기를 명확하게 해주질 않는다. 동동이에게 엄마 이야기는 미스터리 그 자체다. 하지만 더 이상 어른들 눈치만 볼 순 없는 일. 동동이는 급기야 엄마를 찾아 가출을 감행하는데……. 이 소설에서 가장 독자의 마음을 애태우게 하는 것은 주인공 우동동이다. 애늙은이처럼 어른들 속을 빤히 헤아리는 듯하면서도, 때론 영락없는 열두 살 소년의 눈으로 해석해내는 우동동의 위트 가득한 세상읽기는 가슴 한구석 진한 감동과 더불어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린 왕자와 꼬마 철학자는 이렇게 언제나 우리 곁에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출판사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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