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96

유일무이! 한글 글꼴 회사 ‘산돌’과 한글

한글문화연대에서는 학술 운동의 일환으로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우리말과 우리글을 쉽게 배우는 ‘알음알음 강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22년 12월 23일 오후 3시에 한글문화연대 모임 공간 활짝에서 서른세 번째 알음알음 강좌가 열렸다. 서른세 번째 강좌에서 석금호 산돌 의장이 산돌의 글꼴 개발에 관한 역사를 들려주었다. 강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함께 진행되었다. 석금호 산돌 의장은 글꼴 만들기 의지를 갖게 된 동기부터, 산돌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이야기하고, 한글이 글꼴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출처: 김민 기자 석금호 의장은 한글 꼴값의 정체성 문제를 시작으로 과거 한글 글꼴과 현재 글꼴을 설명했다. 처음 컴퓨터가 만들어졌을 때, 굴림체가 컴퓨터의 기본 서체였다고 한다. 굴림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리말 - 그릇과 관련된 우리말

밥소라, 두가리 무슨 뜻일까? 세숫대야만 한 밥소라에 갖은 재료를 넣어 비빔밥을 만들었다. 밥소라: 밥·떡국·국수 등을 담는 큰 놋그릇 샐러드는 유리그릇 말고 두가리에 담아 두렴. 두가리: 나무로 만든 식기 남편은 보시기에 반찬을 나눠 담았다. 보시기: 김치·깍두기 같은 반찬을 담는 작은 사발 한눈에 보자! '그릇'과 관련된 우리말 굽달이: 굽이 달린 접시 두가리: 나무로 만든 식기 밥소라: 밥·떡국·국수 등을 담는 큰 놋그릇 방짜: 품질이 좋은 놋쇠를 녹여 부은 다음 다시 두드려 만든 그릇 보시기: 김치·깍두기 같은 반찬을 담는 작은 사발 알방구리: 주로 물을 긷거나 술을 담는 데 쓰는 작은 질그릇 약두구리: 탕약을 달이는 데 쓰는, 자루가 달린 놋그릇 양푼: 음식을 담거나 데우는 데에 쓰는 놋그릇 옹..

맛의 말, 말의 맛 - 딱딱하고도 부드러운 얼음과자

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 나아가 차가운 얼음을 먹을 수 있다면 잠시나마 더위를 이길 수 있다. 더운 여름날 얼음을 얻기 위해서는 기계의 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는 냉장고가 해결해줬다. 그저 물맛만 나는 얼음이 아니라 특별한 맛이 가미된다면 금상첨화다. 이 또한 설탕을 비롯해 맛과 향을 더해줄 감미료가 해결해 준다. 이들을 물과 함께 얼려서 먹으면 달콤한 맛과 시원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1960년대에 이후 대중화된 ‘빙과류’는 이런 바람을 담아서 만들어졌다. ‘빙과(氷菓)’를 한자의 뜻에 따라 해석하면 ‘얼음과자’인데 약간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다. ‘과자’는 밀가루를 반죽해 구워 내는 것인데 얼음을 구워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빙과’는 과자라기보다는 얼려서 먹는 후..

어원을 찾아서 - 알고 보면 새내기 격의 우리말, ‘새내기’

3월이면 자주 쓰이는 우리말이 있다. 바로 대학이나 직장 등에 새로 갓 들어온 사람을 가리키는 ‘새내기’라는 말이다. 요즘에는 다양한 곳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새내기’라는 말은 없었다. ‘새내기’는 1980년대 초반 대학생을 중심으로 전개된 ‘우리말 쓰기 운동’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새내기’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1992년 이후부터이다. 1992년 4월 1일 자 동아일보에는 ‘최근 1, 2년 사이 서클을 동아리로 신입생을 새내기로 한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1)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다. ‘우리말 쓰기 운동’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는 ‘새내기’ 외에도 다양하지만 ‘새내기’만큼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말은 많지 않다. ‘새내기..

맛의 말, 말의 맛 - 귀화하는 과일들의 이름 전쟁

빨간 것은 원숭이 엉덩이, 맛있는 것은 사과, 긴 것은 기차, 빠른 것은 비행기, 높은 것은 백두산이다. 이렇게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오로지 어릴 적 즐겨 부르던 정체불명의 노래 때문이다. 결국은 ‘백두산 뻗어 내려 반도 삼천리’란 가사로 시작되는 를 부르기 위한 도입 정도가 될 텐데, 친숙한 것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개해 나가는 그 만듦새가 재미있다. 그런데 사과와 기차 사이에 빠진 것이 하나 있다. 길쭉한 모습에 노랗고 향긋한 바나나가 그것이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과일이기는 하지만 바나나는 누가 봐도 외래종이다. 당연히 이름도 그렇다. 외국에서 무언가 들어오면 이름도 같이 들어온다. 과일이라고 다를 것이 없으니 종자가 들어올 때 그 이름도 같이 들어온다. 그 이름을 본래의 소리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