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인간의 평등을 외치고 외세 침투를 반대하는 동학이 창시되어 널리 퍼졌으나, 당시 정부와 양반층은 이를 위험하다고 보고 탄압했습니다. 1894년 봄, 지방관의 수탈을 견디지 못한 농민들이 전봉준의 지휘 아래 대규모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3월(음력) 체제 개혁을 위해 1차 봉기했으며, 같은 해 9월에 일제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2차 봉기한 대규모 민중항쟁입니다.
1894년 4월 7일(양력 5월 11일)은 전봉준 · 손화중 · 김개남 등이 이끈 동학농민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관군과 맞서 싸워 최초로 대승을 거둔 날입니다. 이 승리 소식이 전국에 전해지자 농민들이 동학 조직에 대거 가세해왔고, 농민군의 혁명 열기를 크게 높였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전환점을 이룬 이 승리를 기리기 위해 동학농민혁명기념일(5월 11일)이 제정되었으며, 올해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총 185건의 기록물로 구성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노력한 결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23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아래로부터 개혁을 지향한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의병 항쟁, 3·1 운동, 항일무장투쟁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평등 사회와 자주 독립을 지향했던 실천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념우표의 배경에 들어간 '동학농민군 유광화 편지'는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중 하나입니다. 유광화가 1894년 11월에 동생에게 보낸 한문 편지로 당시 전투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의 의지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나주 출신 양반가의 자제인 유광화의 편지는 동학농민혁명에 각계각층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됩니다. 전봉준 장군과 동학농민군상의 진취적인 행렬을 표현한 '불멸, 바람길' 조형물이 담겨있는 기념우표를 보며, 오늘날 평등사상과 자유민주화의 지평을 연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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