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한국과 그레나다가 1974년 8월 1일에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 깊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그레나다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우표에 담았습니다. 앞으로 두 나라가 더욱 친밀하게 협력하는 관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집옥재는 경복궁 내에 있는 전각으로, '옥처럼 귀한 보배를 모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집옥재’ 현판이 세로로 걸려있는 본채를 중심으로 왼쪽엔 2층으로 된 누각인 팔각정 형태의 팔우정이 있고, 오른쪽엔 팔작지붕의 단층 건물인 협길당이 있으며, 이 세 채의 건물은 복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채는 주로 고종의 서재로 사용되었으며, 어진을 모시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장소로도 활용되었습니다. 고종은 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외교에 대한 정보 습득을 위해 서양 문물 관련 서적을 대량으로 구입했는데, 팔우정은 이렇게 수집한 4만여 권의 책을 보관하는 장소였습니다.
1891년에 지어진 집옥재에는 특이하게 중국풍의 건축 요소가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당시 고종이 외국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였기 때문입니다. 양측 벽을 벽돌로 튀어나오게 쌓고 둥근 형태의 창문을 낸 점, 창문의 소재가 유리로 되어 있는 점 등이 그러한 특징입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집옥재는 빈 건물이 되었고 소장하던 책들은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경복궁 복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단장하였고, 2016년부터 도서관으로 꾸며 일반에게 개방하였습니다.
카리브해와 북대서양 사이,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그레나다의 ‘매리쇼 하우스’ 는 서인도 제도 정치가이자 언론인이며 예술 후원자였던 테오필루스 알버트 매리쇼(1887~1958)의 거주지였습니다. 매리쇼는 이 건물을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인 ‘로즈리’로 불렀으며, 오늘날에는 ‘매리쇼 하우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그가 정치 및 경제 자치, 연방제 등 모든 운동을 시작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매리쇼는 1917년에 직접 이 집을 지었는데, 건물은 대부분 현지 목재와 수입된 붉은 벽돌 및 슬레이트로 건축했으며, 거주 공간은 그레나다의 열대 해양성 기후의 무더위 속에서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런 건축 양식은 18세기 그레나다의 수도인 세인트조지스의 다른 건축물과 차별되는 부분으로 지역문화, 아프리카, 프랑스와 영국의 영향을 받아 ‘유럽 건축 양식의 혼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건축학적 걸작으로 평가되는 매리쇼 하우스는 그가 사망한 후, 한동안 비어 있다가, 1971년에 서인도 제도 대학교에서 매리쇼 하우스 대학교 센터로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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