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미국이 반으로 나뉜다면? 더 엄밀히 말한다면, 미합중국을 이루는 50개 주가 두 패로 갈려 두 개의 공화국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원더풀 랜드》는 이렇게 분단된, 가까운 미래의 미국이 배경이다. 분단된 미국의 한쪽은 '연방공화국'이라 불리고, 다른 한쪽은 '공화국연맹'이라 불린다. 공화국연맹은 기독교 근본주의가 바탕이 된 사회가. 12사도가 지배하는 공화국연맹은 소수자와 여성을 억압하고 중세 시대처럼 공개 화형으로 죄인을 처벌한다. 한편 연방공화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미국을 되살리고 문화와 예술의 융성을 꾀하는 사회다. 이 두 사회는 평화롭게 공존하지 않는다. 서로 자기 체제가 옳고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첩보전이 끊이지 않는다. 이 첩보전이 소설의 기둥 이야기다.
주인공은 연방공화국 정보국 특수 요원 샘 스텐글이다. 중년에 접어든 여성 샘 스텐글은 공화국연맹 경찰국 특수 요원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적국 첩보원의 제거 대상이 된 샘 스텐글은 그 상대 첩보원을 먼저 제거하는 임무에 뛰어든다. 먼저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게 된 상황. 그러나 놀랍게도 먼저 죽지 않으려면 먼저 죽여야 하는 그 대상이 자신의 이복 자매임을 알게 된다. 샘 스텐글은 그때껏 존재조차 몰랐던 이복 자매 케이틀린 스텐글과 서로 총구를 겨눠야 한다.
샘 스텐글이 케이틀린을 찾아서 떠나는 곳은 분리된 미국에서 단 하나, 중립지대로 남은 지역이다. 통일 전 베를린처럼 이 중립지대에서는 한정적으로 양쪽을 오갈 수 있다. 샘은 이곳에 에드나라는 신분으로 위장 잠입해서 케이틀린의 행방을 추적한다. 과연 샘은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같은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자매를 거리낌 없이 죽일 수 있을까?
(중략)
채드윅이 지도자인 연방공화국은 채드윅 자신의 말처럼 여성과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나라지만 안전과 편의를 위해 국민들이 마이크로칩을 생체에 이식한다. 공화국연맹에서는 연방공화국 국민이 생체 칩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니 연방공화국이야말로 '자유'가 없는 곳이고 공화국연맹이 진짜 '자유' 국가라 주장한다. 그러나 '자유'가 넘친다고 자랑하는 공화국연맹에서는 중세 시대 잔인한 형벌을 가하고 여성과 소수자를 차별하며 낡은 기독교 교리에서 벗어난 인간 행동을 모두 위법이라 여긴다. '자유'라는 단어는 이렇게 훼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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