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기가 태어나면 배내옷을 입힙니다. 배내옷은 갓난아기의 살갗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부드러운 얇은 무명을 쓰고 크기를 넉넉하게 해 입고 벗기기에 편함은 물론 혈액순환이나 움직이는데 쉽게 합니다. 그러나 제주도 사람들은 갓난아기에게 봇뒤창옷을 입힙니다. 봇뒤창옷은 삼베로 짓는데 살갗을 튼튼하게 하고 인내심을 기르려고 한 것입니다. 이 봇뒤창옷은 봇태창옷·봇뒤창옷·봇뒤적삼·베옷·베창옷·삼칠일옷 같은 다름 이름으로도 불렀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궁궐에서는 아기씨가 태어나면 어떤 옷을 입혔을까요? 물론 목욕을 시킨 뒤 옷을 처음 입혔는데 이때 옷과 포대기는 새옷감을 쓰지 않고 고위 관리 가운데 무병장수한 사람의 무명옷을 얻어서 지었습니다. 이는 장수와 검약의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여러 번 빤 무명의 감촉이 부드럽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음의 《고종실록》 11년(1874) 2월 10일 치 기록을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포대기 같은 것은 명주를 쓰지 말고 이미 빤 무명을 쓰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이것은 비단 검소하게 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지나치게 덥게 하지 않으려는 것으로써 어린아이에게도 이롭습니다. 신이 일찍이 듣건대, 정조임금께서는 순조임금이 태어나셨을 때 나이 많은 사람의 옷을 가져다가 포대기를 만들라고 명하였다 하는데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검약의 의미를 취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보양의 방도에도 맞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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