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한국의 세계 최초 금속활자, 서양 인쇄술에 영향줘

튼씩이 2015. 10. 30. 17:13

“직지'(1377년)보다 70여년 늦은 독일 구텐베르크(1398~1468) '42행 성서 (1455년)의 금속활자 주조법은 금속주형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극동아시아의 ‘설형문자적 주물사 주조 방식’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이 말은 10월 13일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 직지 국제콘퍼런스'에서 프랑스 학자 올리비에 드로뇽 교수의 주장입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드로뇽 교수 외에 많은 국내·외 학자들이 한국의 세계 최초 금속활자가 서양의 인쇄술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주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는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 책의 원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입니다. 이는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펴냈으며, 독일의 금속활자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 펴낸 것으로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지요.

우리나라의 금속활자는 주조기법으로 제작되는데 금속활자의 제작과정은 글자본 만들기, 원형 만들기, 주조 작업, 마무리작업 등 크게 4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주조기법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활자 하나하나를 밀랍으로 만드는 밀랍주조기법으로 초기에 주로 쓰인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활자의 원형으로 주물 틀을 만든 뒤 찍는 모래주조기법으로 조선시대 초조갑인자 이후 보편화된 방법이지요. 금속활자를 만들어 각종 책을 인쇄하는 장인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金屬活字匠)이라고 하는데 현재 보유자는 임인호 선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