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6월 12일 - 목침이 내 머리를 시원하게 합니다

튼씩이 2018. 6. 12. 15:43
공주 무령왕릉 목관 안에서는 왕비의 머리를 받치기 위한 장의용 나무베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위가 넓은 사다리꼴의 나무토막 가운데를 U자형으로 파내어 머리를 받치게 했지요. 겉에는 붉은색 칠을 하고 금박을 붙여 거북등 무늬를 만들고 베개의 양옆 윗면에는 암수 한 쌍으로 보이는 목제 봉황머리를 놓았습니다. 무령왕비 베개(武寧王妃 頭枕)는 국보 제16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겨레는 오래전부터 베개를 써왔고, 또 다양한 베개를 만들어왔습니다. 그중 구봉침은 신혼부부가 쓰던 베개로, 부부금슬과 자식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좌우 베갯모에 아홉 마리의 봉황식구를 화려하게 수놓은 구봉문(九鳳紋)이 있습니다. 또 나무를 상자모양으로 짜고 서랍을 두고 비녀나 빗 따위의 화장용구를 넣어두는 ‘퇴침’, 여름철 주로 서민층에서 썼고, 상류사회서 쓰던 것으로 세공이 뛰어난 ‘목침’도 있습니다. 또 자기로 만든 것으로 머리를 식히려고 서재에서 잠깐 쉴 때에 썼던 ‘도침’, 긴 사각형의 부들로 엮은 작은 방석을 몇 장씩 겹쳐 만든 ‘면침’, 6∼8개의 골을 내고 골마다 수를 놓고 속에는 겨를 넣어 베갯잇을 씌운 ‘골침’, 늙도록 눈을 밝게 해준다는 돌로 만든 ‘돌베개’가 있으며, 국화꽃잎 말린 것을 베개 속에 넣은 ‘국화베개’, 결명자를 넣어 눈을 밝게 해준다는 ‘결명자베개’, ‘녹두베개’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