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구습타파로 사라진 활쏘기대회 ‘장안편사’ 부활 꿈꿔

튼씩이 2015. 10. 31. 13:08

“서울과 지방의 한량들과 동리 사람들이 모여 편을 갈라서 활쏘기 대회를 열어 승부를 겨룬다. 그런 뒤에 술을 마시고 흥겹게 논다. 가을철에도 또한 그러하다.” 이는 《동국세시기》에 나오는 것으로 활쏘기 겨루기 이야기입니다. 활을 쏠 때 편을 갈라서 경쟁을 하는데, 편사는 양편이 각기 일정한 수의 선수를 뽑아 선수마다 세 순(巡:한 번에 다섯 대의 살을 쏘는 것)에서 다섯 순씩 쏘아 맞힌 화살의 총수를 합해서 승부를 결정짓는 경기입니다.

편사의 종류로는 사정 간 경기인 사정편사(射亭便射), 구역간 경기인 골편사(洞便射), 지역간 연합으로 편을 편성해서 하는 경기인 장안편사(長安便射) 따위가 있으며 사정을 구분치 않고 무과에 급제한 사람끼리 하는 한출편사(閑出便射), 당상관 출신 한량이 연합하여 겨루는 삼동편사(三同便射), 한양을 반으로 나눠 편을 짓는 남북촌편사(南北村便射) 그리고 사계편사(射便射), 아동편사(兒童便射) 따위도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장안편사는 1894년 갑오개혁 당시 구습 타파로 맥이 끊어졌다가 1899년 황학정이 다시 세워지면서 부활 되었습니다. 황학정 말고도 서울 장안편사의 중요한 근거지가 되는 활터(사정, 射亭)는 백호정, 석호정, 새문 밖 노지사정, 강교(江郊)의 풍벽정이 있었지요. 장안편사 놀이 때는 풍악과 기생이 있어 활을 쏘는 사람 뒤에 두세 사람씩 나란히 서서 병창을 하며 활 쏘는 사람들의 흥취를 돋우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10일에는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 ‘제 7호 장안편사놀이’를 재현하여 시민들에게 서울무형유산을 맛보게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