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임금이 호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줄 압니다.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임금은 어디까지나 허구일 뿐 실제 어떤 면에서는 불행했습니다. 특히 임금과 왕비는 부부이지만 동침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고 한 달에 겨우 한 번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고 하지요.
그들의 동침은 오직 왕자를 낳기 위한 수단이어서 제조상궁이나 천문을 관장하는 관청인 관상감(觀象監)이 길일을 받아주면 그때 합궁을 하게 됩니다. 합궁 날짜를 정할 때 뱀날, 호랑이날과 초하루, 보름, 그믐까지 피해서 정하지만 그렇게 했어도 당일 비가 오고 천둥이 치거나 안개가 끼었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일식 또는 월식이 있는 날이거나 임금의 심기가 불편하거나 나라에 중대사가 있거나 병을 앓고 난 직후엔 합궁을 피했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동침은 한 달에 겨우 한 번 정도에 불과했지요.
<중종실록> 59권(1527) 8월 27일에는 “세자의 합궁(合宮)에 대한 일은 장령이 고례(古禮)를 인증(引證)하여 아뢴 것이 지극히 마땅합니다. 다만 조정이 원려를 헤아려서 관례(冠禮)와 가례(嘉禮)도 이미 고례를 따르지 않고 있으니, 합궁인들 또한 어찌 다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합궁하더라도 정의도 있고 분별도 있게 하여 궁내에서 조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임금이 여러 신하와 세자의 합궁을 의논하는 것으로 보아 세자 역시 자유롭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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