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에는 자르고 베는 가위, 담벼락에 ‘소변금지(급할 때는 ’지금 변소‘로 읽는)’와 함께 그려져 있던 무서운 가위 말고도 여러 가지 가위가 있다. ‘가위 눌린다’고 할 때의 가위는 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귀신을 뜻하기도 한다. 또 한가위에서 보듯이 가위는 추석을 뜻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책의 표지(表紙)도 가위라고 한다. 또 어떤 무렵이나 때, 어떤 환경이나 조건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성호는 흐뭇한 가위에 싱글벙글 웃으며 거리로 나갔다”와 같이 쓸 수 있는 말이다.
팀 버튼이 감독하고 조니 뎁과 위노나 라이더가 남녀 주연을 맡은 <가위손> 때문에 가위손이라는 말을 가위로 된 손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또 이발사나 미용사를 가위손이라는 말로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위손은 삿자리 따위의 둘레에 천 같은 것을 빙 돌려 댄 부분, 또는 그릇이나 냄비의 손잡이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어떤 물체의 가장자리를 이루는 선을 가위선(線)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가위에 가장자리라는 뜻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맨 앞에서 말한 자르고 베는 가위에는 옷을 만드는 데 쓰는 재단용 가위, 수놓는 데 쓰는 자수용 가위, 지그재그 모양으로 자를 수 있는 날을 가진 핑킹 가위, 분재용 가위, 잎을 따는 데 쓰는 가위, 엿장수가 엿단쇠(엿장수가 엿을 사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를 외치며 가위춤을 추는 데 쓰는 엿가위, 머리를 다듬는 데 쓰는 이용 가위, 가지치기에 쓰는 전지가위나 전정가위, 함석을 자르는 데 쓰는 함석가위, 떡을 자르는 데 쓰는 떡가위, 코털을 다듬는 데 쓰는 코털 가위 등등이 있다. 가위도 살아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아는가. 철로도 여름에는 늘어나고 겨울이면 줄어드는 것처럼 가위도 온도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한다. 그리고 그 기준점은 섭씨 28도라고 한다.
가위 (명) 무서운 내용의 꿈. 또는 꿈에 나타나는 무서운 것.
쓰임의 예 – 군사 속에서 한 자가 가위를 눌려서 잠꼬대가 대단했다. (박종화의 소설 『임진왜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가위손 – 삿자리 따위의 둘레에 천 같은 것을 빙 돌려 댄 부분, 또는 그릇이나 냄비의 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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