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는 의식이 있을 때 절의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이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幢竿支柱)’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옷감으로 만들었던 ‘당’은 오랜 세월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당간지주’는 곳곳에 유물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 까닭은 그 재료를 주로 돌이나 쇠 또는 금동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경북 경주시 보문동에는 보물 제123호 <경주 보문사터 당간지주>도 있지요. 이 당간지주가 있는 곳에서 ‘보문(普門)’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와조각이 출토되어 이곳이 보문사라는 절이 있던 터임을 알게 해줍니다. 현재도 이곳에서는 금당터ㆍ쌍탑터ㆍ건물의 주춧돌 등 많은 유적과 유물을 발굴했다고 하지요. 높이 3.8m의 이 당간지주는 두 기둥이 62㎝ 정도의 간격을 두고 마주 보고 있으며, 양쪽 기둥 가운데 북쪽 기둥은 윗부분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남쪽만 완전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 보물 제123호 <경주 보문사터 당간지주>
지주에는 당간을 고정하기 위해 마련한 구멍이 위ㆍ가운데ㆍ아래 3곳에 있는데, 남쪽 기둥은 구멍이 완전히 뚫렸고, 북쪽 기둥은 반쯤 뚫려 있어서 참 특이합니다. 이 당간지주는 전체적인 형태가 가늘고 긴 모습이지만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다른 당간지주에 견주어 비교적 작은 규모로, 매우 소박한 모습의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작품이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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