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늑약(乙巳條約)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압하여 맺은 것으로, 외교권 박탈과 통감부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약입니다. 이 조약으로 대한제국은 명목상으로는 일본의 보호국이나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한성판윤ㆍ참정대신(參政大臣)을 지냈던 한규설은 이 을사늑약을 끝까지 반대해 파면되었지요. 그 뒤 일제가 준 귀족의 작위까지 거부한 채 집에 묻혀 살았습니다.
그 한규설이 1890년에 지어 살았던 집은 중구 장교동에 있었는데 그 집터는 현재 중구문화원과 을지로2가 파출소가 들어서 있지요. 그 한규설의 집은 도시개발에 따라 철거 위험에 있던 것을 국민대학교가 이 학교 후문 건너편으로 옮겼습니다. 아름다운 북한산 자락에 자리 잡은 한규설의 이 고택은 솟을대문ㆍ안채ㆍ사랑채ㆍ별채ㆍ행랑채ㆍ사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쪽으로는 녹야정ㆍ초당도 함께 있는 원형이 잘 살아있는 아름다운 한옥입니다.
이 고택은 새롭게 <명원민속관>이란 이름을 붙였고, 2013년부터 전통문화 풍류를 체험하는 마당으로 재탄생시켜 “풍류나누기 명인시리즈”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9일 이곳에선 국가문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의 “서도소리, 북녘에 두고 온 소리”라는 이름의 공연이 열려 청중들을 감동으로 사로잡았습니다. 국악동호인들 사이에선 명품공연장으로 소문난 <명원민속관>, 우리도 명인들의 공연을 보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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