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232호) 68살 이황, 17살 선조에 《성학십도》를 올려

튼씩이 2019. 12. 18. 08:12

“이황이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올렸는데, 1. 태극도(太極圖), 2. 서명도(西銘圖), 3. 소학도(小學圖), 4. 대학도(大學圖), 5. 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 6.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 7. 인설도(仁說圖), 8. 심학도(心學圖), 9. 경재잠도(敬齋箴圖), 10.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였다. 상은 그것이 학문하는 데 매우 매우 필요하고 절실한 것이라 하여 그것을 병풍으로 만들라고 명하여 이를 보면서 반성하였다. 그때 이황은 돌아갈 뜻을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이 도(圖)를 만들어 올리며 ‘제가 나라에 보답할 것은 이 도뿐입니다.’ 하였다.”

 



이황이 선조에게 지어 올린 《성학십도(聖學十圖)》,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이황이 선조에게 지어 올린 《성학십도(聖學十圖)》,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는 선조실록 선조 1년(1568년) 음력 12월 1일(양력 12월 18일)에 퇴계 이황이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지어 올린 데 대한 기록입니다. 여기서 성학(聖學)이라는 말은 곧 유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성인이 되도록 하기 위한 학문이 내재하여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황의 《성학십도》는 17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선조에게 68살의 대학자가 바로 즉위 원년에 올렸던 것임을 생각할 때, 선조가 성왕(聖王)이 되게 하여 온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이황은 이 책을 통해 주자학 전체의 체계를 모두 열거하며 이를 성학으로 보아 군주 스스로 여기에 응하도록 유도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수기치인(修己治人, 내 몸을 닦아 남을 가르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이 책은 비록 여러 선대의 유학자들 글 속에서 고른 것이지만, 그것을 골라 하나의 철학적 구성을 이루어놓은 점에서 이황의 성리학에 대한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