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는 동제(마을 공동의 제사)를 올리기 사흘 전 마을 공동우물을 찾아가 샘굿을 합니다. 물론 샘굿을 하기 직전에는 우물에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칩니다. 그리고 우물 속에 빠져버린 끊어진 두레박이라든가 줄 따위를 말끔히 치워내고, 깨끗한 자갈을 다시 깔아 둡니다. 그런 다음 풍물패들이 우물에 다다르면 상쇠가 용왕님께 축문을 외웁니다. 축문을 외우고 난 뒤 노래를 부르고 풍물을 치며, 우물을 몇 바퀴 돕니다.
그러면 이 우물은 신성한 생명수의 원천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금줄을 거두고 누구나 우물에서 물을 퍼 갈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마시는 지금 이 수돗물도 믿을 수 없다며 정수기를 들여놓거나 지리산 골짜기표 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 우리 어머니들이 퍼다 먹던 우물과 관련한 우물치기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한 슬기로움이자 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던 정성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