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슬금 살짝 오신 임을
느닷없이 내달아서 컹컹 짖어 쫓게 되면
야반삼경 깊은 밤에 고대하던 우리 임이
하릴없이 돌아서면 나는 장차 어찌할거나”
위는 서도민요 “사설난봉가” 가운데 일부입니다. 가사를 보면 “개야 개야 검둥개야 밤사람보고 짖지 마라.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슬금 살짝 오신 임을 느닷없이 내달아서 컹컹 짖어 쫓게 되면 (가운데 줄임) 하릴없이 돌아서면 나는 장차 어찌할거나.”라고 하여 참 재미나게 부릅니다. 또 ‘사설난봉가’의 다른 부분을 보면 “앞집 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 총각은 목매러 간다. 사람 죽는 건 아깝지 않으나 새끼 서발이 또 난봉나누나.”처럼 ‘사설난봉가’는 가사가 모두 해학으로 넘칩니다.
‘사설난봉가’는 ‘개타령’ 또는 ‘잦은개타령’이라고도 하지요. 원래 ‘난봉가’는 서도소리 가운데 가장 흥겨운 소리인데 ‘사설난봉가’ 말고도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타령난봉가’(‘병신난봉가’ 또은 ‘별조난봉가’라고도 함), ‘숙천난봉가’, ‘사리원난봉가’, ‘개성난봉가’, 연평도난봉가(‘니나니타령‘) 등 많은 종류가 있으나, 그 시작은 ‘긴난봉가’입니다. 난봉가라는 이름은 옛 가사가 “난봉이 났네, 난봉이 났네…….”로 시작했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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