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은 바지저고리와 치마, 배자와 두루마기 같은 한복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신은 무얼 신었을까요? 물론 백성이야 짚신과 마로 삼은 미투리(麻鞋)를 신었지만, 양반들이 신는 신으로는 목이 긴 ‘화(靴)’와 목이 짧은 ‘이(履)’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보다 더 많이 신었던 ‘이(履)’에는 태사혜, 당혜, 운혜, 흑피혜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먼저 태사혜(太史鞋)는 코와 뒤에 태사라 하는 흰 줄무늬를 새긴 남자용 신입니다. 흔히 사대부나 양반계급의 나이 많은 사람이 평상시에 신었는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고종이 신었다는 태사혜 한 켤레가 있지요. 조선 말기에 와서는 임금도 웅피혜(熊皮鞋, 곰가죽 신)나 녹피혜(鹿皮鞋, 사슴가죽 신) 아닌 태사혜를 신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무백관들이 조정에 나갈 때는 검정 가죽으로 지은 흑피혜(黑皮鞋)를 신었지요.
▲ 조선시대 양반들의 신 / 태사혜, 흑혜, 운혜, 당혜(왼쪽부터 시계방향)
또 당혜(唐鞋)는 조선시대 부녀자가 신던 갖신을 이릅니다. 코와 뒤꿈치에 당초(唐草) 무니를 놓아 만든 마른 신으로, 안은 융 같은 푹신한 감으로 하고 거죽은 가죽을 비단으로 싸서 만들었지요. 이 밖에 부녀자들은 구름무늬가 수놓아진 운혜(雲醯)도 신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떤 이들은 한복에 고무신을 신습니다. 그러면서 고무신이 한복의 기본인 줄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무신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것으로 전통한복의 격에 맞는 것은 아니며, 태사혜를 개량한 갖신을 신어야 한복과 어울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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