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934년 8월 9일 치 기사 가운데는 “구조받어 연명중, 병마까지 엄습, 주먹밥도 끈허저 나물죽, 설상가상의 선산 재민”이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경북 선산에선 큰물(홍수) 탓에 이재민 3천여 명이 주먹밥으로 근근이 연명해오다가 그나마도 끊어지고, 보리죽과 나물죽으로 그날그날의 생명을 연명하는 가운데 돌림병까지 돌아 신음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물난리는 지금뿐이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큰물이 나서 사람들이 죽고 많은 집이 무너지곤 했습니다. 특히 정조실록 13년(1789년) 7월 26일 기록에는 함경북도 명천에서 물난리로 물에 떠내려가거나 깔려 죽은 사람이 5백 46명이고, 떠내려갔거나 무너진 집이 5백 70채였다고 합니다. 또 증보문헌비고를 보면 1854년 7월 전라도에서 큰물이 나서 집 2,300여 채가 무너지고, 900여 명이 물에 빠져 죽었다고 나옵니다.
▲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남원 마을이 물에 잠겼다.(KBS-TV 갈무리)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 큰비가 쏟아져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 것은 물론, 집이 무너지고 농작물과 차가 물에 휩쓸려가는 등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당 강우량이 20mm가 넘으면 ‘강한비’라고 하고, 30mm가 넘으면 ‘집중호우’라고 하며, 50mm면 폭포처럼 쏟아붓는 ‘물폭탄’이 됩니다. 그런 지난 8월 2일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 등 곳곳에서 물폭탄을 넘어서는 시간당 100mm의 엄청난 큰비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물난리가 나면 어려운 이들이 더 큰 고통을 받게 마련입니다. 제발 이제 화창한 날씨가 되어 차라리 불볕더위를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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