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학 정초ㆍ지중추원사 이천(李蕆)ㆍ제학 정인지ㆍ응교 김빈(金鑌) 등이 혼천의(渾天儀)를 올리매, 임금이 곧 세자에게 이천과 더불어 그 제도를 확인하고 들어와 아뢰라고 하니, 세자가 간의대(簡儀臺)에 가서 정초ㆍ이천ㆍ정인지ㆍ김빈 등에게 간의와 혼천의의 제도를 따져서 물었다. 또 김빈과 내시 최습(崔濕)에게 명하여 밤에 간의대에 숙직하면서 해와 달과 별들을 참고해 실험하여 그 잘되고 잘못된 점을 고찰하게 하고, 인하여 빈에게 옷을 하사하니 밤에 숙직하기 때문이었다. 이로부터 임금과 세자가 매일 간의대에 이르러서 정초 등과 함께 그 제도를 의논해 정하였다.”
▲ 국보 제230호 송이영의 ‘혼천시계’,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문화재청 제공)
이는 《세종실록》 세종 15년(1433년) 오늘(8월 11일) 기록으로 정초 등이 ‘혼천의’를 만들어 올렸다는 내용입니다. 혼천의(渾天儀)는 다른 말로는 혼의(渾儀)ㆍ혼의기(渾儀器)ㆍ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고도 부르는 천문관측기구입니다. 이후 1657년(효종 8)에는 최유지(崔攸之)가, 1669년(현종 10)에는 이민철(李敏哲)과 송이영(宋以穎)이 각각 만들었는데 세종 때의 것과 최유지가 만든 것은 남아 있지 않고,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보존된 송이영의 혼천시계가 유일하게 전해져 국보 제23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국보 제230호는 혼천의에 시계장치가 더해졌는데 특히 시계장치는 1657년 네덜란드의 크리스티안 호이헨스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태엽장치 자명종의 원리를 응용했지만, 태엽 대신 추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시곗바늘을 움직이고 종을 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세계 시계 제작기술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천문시계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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