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오늘(11월 11일)은 소설가 이인직(李人稙, 1862∼1916)이 원각사를 세워 자신의 신소설 《은세계(銀世界)》를 처음 공연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학창시절 이인직이 《혈(血)의 누(淚, 1906)》, 《귀(鬼)의 성(聲, 1908)》, 《치악산(雉岳山, 1908)》, 《은세계(銀世界, 1913)》 따위 신소설을 쓴 작가라는 말을 배웠습니다. 특히, 《혈(血)의 누(淚)》는 첫 장편소설로서 본격적인 신소설의 효시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배웠지요.
▲ 《혈(血)의 누(淚)》를 쓴 소설가 이인직(李人稙, 1862∼1916)과 1908년 동문사에서 펴낸 이인직이 지은 신소설 《은세계(銀世界, 1913)》,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
그러나 이윤옥 시인의 시집 《사쿠라 불나방(도서출판 얼레빗, 2011》에 보면 “《혈의 누》 작가 이인직이 일본 유학시절 스승인 미도리 교수에게 찾아가서 일본과 조선의 병합을 부추긴 일”을 소개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또 이인직은 한말 을사5적의 한 사람이며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최악의 매국노로 불리는 친일파 이완용의 비서로 을사늑약의 막후 조정자로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또 “최근 저는 이 수상(이완용을 말함)을 만나서 빨리 거취의 각오를 결정하시도록 삼가 아뢰었습니다. 2천만 조선 사람과 함께 쓰러질 것인가, 6천만 일본 사람과 함께 나아갈 것인가 이 두 길밖에 따로 수상의 취할 길은 없습니다.”라며 이완용을 종용했습니다. 어떤 이는 문학인은 오로지 문학으로만 평가하자고 말합니다만 나라를 팔아먹고 그 덕에 배부르게 살았어도 문학만으로 그를 평가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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